전원호 목사/ 사진@코닷자료실
전원호 목사/ 사진@코닷자료실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는 피해자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위로하기 위함이다. 그는 당회를 비롯해서 책임있는 그 누구에게도 해명하거나 들을 기회를 얻지 못했다. 둘째는 고난주간 들은 말씀, 오늘날 교회 타락은 음란과 거짓이라는 말씀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교회의 순결을 원해서이다.

는 우리 교단 목사이고 는 광신대 신대원을 수석 졸업하고 카이캄에서 안수받은 협동 목사요 사업하는 분이다. 가 목사는 불법인 줄 알면서 나 목사를 교회 요람에서 협동목사 삭제를 했다. 이미 두 사람은 6개월 정도는 연장하기로 서로 협의한 상태였다. 나 목사는 배달된 요람을 보고 가 목사에게 전화를 했다. 그랬더니 장로들의 압박 때문이었다고 대답했다. 알아보니 압박한 장로는 아무도 없었고 요람에 대해 관심도 없었다. 가 목사는 똑같은 거짓말을 세 번이나 거듭했다. 나 목사는 자신이 30년을 다녔고 그중 16년을 교역자로 섬긴 자기 모 교회에서 영문도 모른 채 졸지에 삭제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어떤 이들은 , 그런 일로 그렇게까지?”라는 말도 한다. 맞다. 거짓말한 걸 사과하고 바로 잡았으면 별일 아니었을 것이다.

가 목사는 자기를 따르는 교인들을 데리고 나갔지만 1년이 되어가도록 교회설립청원을 하지 못하고 있다. 여러 경로로 사과를 권면 받았지만 거절하고 있다. 교단 탈퇴한다는 말도 들린다. 어떤 이는 절차만 맞으면 된다, 공식적으로 거짓말 문제가 노회에 제기된 건 아니다라고 말한다. 일견 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과연 거짓말 문제를 이대로 두고 교회 설립하는 것이, 고신이건 다른 교단이건, 옳은 것인가? 축하할 일인가? 거짓말은 덮어버리고 진리의 기둥과 터인 하나님의 교회를 출범시켜도 되는 것인가? 절대 아니다. 그래서는 안 된다. 피해자를 만나서 무릎 꿇고 용서를 빌어야 맞다. 그건 절차의 문제가 아니라 상식의 문제이다. 그건 행정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 사는 도리의 문제다. 아니 이런 말을 해야 할 정도로 우리 수준이 저급해지면 안 된다.

보통 사람은 거짓말을 하면 양심에 가책을 느끼고 거짓말한 것이 들키면 얼굴이 빨개지면서 사과를 한다. 그리스도인이라면 거짓말한 것이 떠오르면 하나님께 회개해야 하고, 피해자에게 거짓말을 자백하고 용서를 받아야 한다. 어이없게도 목사와 중직자들의 거짓말이 교회를 심각하게 부패시키는 곰팡이 역할을 할 때가 적지 않다. 지금도 딱 그러하다.

거짓말은 팩트 체크도 어렵다. 그래서 교회는 쉽게 거짓말에 당한다. 그리고 모든 거짓말은 사람의 입을 통해서 나온다. 영광의 복음을 전하는 설교자의 입에서도 사특한 거짓말이 흘러나올 수 있다. 실제로 가 목사는 거짓말을 하는 와중에 거룩에 대해 두 번이나 설교했다고 한다. 그 말을 전해 듣고 구토가 나올 뻔한 적도 있다. 이런 말이 있다. “죄악에는 허다한 도구가 있지만 그 모든 것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거짓말이다.” 거짓말만큼 사탄이 애용하는 무기가 있을까?

최근에 와서 피해자 중심의 시각을 가져야 한다고들 말한다. 나도 피해자의 마음을 조금만이라도 알리고 싶다. 나 목사는 가 목사가 비겁하다고 말했다. 아마 가 목사가 거짓말에는 용감하고 사과에는 비겁하기 때문이리라. 나 목사는 더이상 이 문제를 생각하기도 싫다고 말한다. 혹시라도 이야기가 나오면 가 목사를 양아치라고 부른다. 그 말에는 가 목사에 대한 경멸감이 묻어 있다. 나는 속으로 거짓말쟁이와 양아치는 같은 건가? 하는 생뚱맞은 질문을 한다.

최선을 다해 섬겨온 모 교회에서 아무 영문을 모른 채 삭제당한 걸 별거 아니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 절차 문제만 따져서 교회를 설립해도 된다고 말해서도 안 된다. 깔끔하게 정리하고 깨끗하게 출발해야 목사답고 교회다운 것이다.

니체가 했다는 말이 지난 1년간의 내 마음을 대변한다. “나는 당신이 나에게 거짓말을 해서 화가 난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 당신을 믿을 수 없다는 것이 화가 난다." 나는 가 목사라는 인간을 믿을 수 없게 되었다.

 
※ 나의 주장은 기고자의 주장으로 본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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