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대개조 2탄 강북 프로젝트…상계·중계 대단지 재건축 신도시급 변화

상업지역 2∼3배 확대해 첨단기업 유치…"베드타운 벗어나 강남 수준으로"

서울 강북권에 '상업지역 총량제' 빗장이 풀린다. 총량 제한 없이 상업시설을 유치해 강남 수준까지 현재의 23배로 확대한다.

대규모 유휴부지에는 시행자가 토지 용도를 자유롭게 제안하는 '화이트 사이트'(White Site) 제도를 최초로 도입하고, 노후아파트 대단지는 안전진단 없이 재건축이 가능하게 해 신도시급으로 속도감 있게 변모시킨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6일 오전 서울시청 청사에서 열린 ‘다시, 강북 전성시대’ 기자설명회에서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2024.3.26
오세훈 서울시장이 26일 오전 서울시청 청사에서 열린 ‘다시, 강북 전성시대’ 기자설명회에서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2024.3.26

오세훈 서울시장은 26일 이런 내용의 '강북권 대개조 - 강북 전성시대'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서남권에 이어 서울시가 권역별로 내놓는 도시 대개조 프로젝트 2탄이다.

서울시는 규제완화, 파격적 인센티브로 첨단산업을 유치하고 일자리 창출 거점을 만들어 '강북 전성시대'를 연다는 구상이다.

동북권(강북·광진·노원·도봉·동대문·성동·성북·중랑구)과 서북권(마포·서대문·은평구) 11개 자치구를 아우르는 강북권은 서울 전체 면적의 40%, 인구의 43%를 차지한다.

하지만 다른 권역보다 상업시설 면적이 좁고 경제 발전이 더뎌 체질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서울시 '강북권 대개조' 프로젝트
서울시 '강북권 대개조' 프로젝트
서울시 '강북권 대개조' 프로젝트
서울시 '강북권 대개조' 프로젝트

규제혁신·용적률 상향으로 대단지 '신도시급' 변화

노후한 상계·중계·월계 등 대단지 아파트가 '신도시급'으로 바뀐다.

30년 넘은 노후단지는 안전진단 없이 재건축 착수가 가능하게 하고, 정비계획 입안 절차와 신속통합자문을 병행해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보다도 사업 기간을 1년가량 단축할 계획이다.

용적률 혁신을 통해 사업성도 개선한다.

역세권을 준주거지역으로 종상향하고, 공공기여 비율도 15%에서 10%로 축소한다.

높은 용적률로 재건축이 어렵던 65개 단지, 42천여 세대는 용적률을 1.2배로 높여 사업추진을 돕는다.

재개발 요건인 노후도도 전체 건축물의 67%에서 60%로 완화한다.

아울러 접도율 기준을 완화해 폭 6미만 소방도로를 확보하지 못한 노후 저층주거지도 재개발 대상에 포함한다. 이에 따라 도로 사정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지역도 재개발이 허용돼 개발 가능지역이 현재 286에서 800로 대폭 늘어난다.

강북권의 장점인 천혜의 자연환경이 제약요소로 작용한 점도 개선한다. 높이 제한으로 개발에 어려움을 겪던 자연경관·고도지구는 '산자락 모아타운'으로 특화 정비한다. 자연경관지구는 3층에서 약 7(20)까지, 고도지구는 20에서 최대 45까지 높이 제한을 완화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6일 오전 서울시청 청사에서 열린 ‘다시, 강북 전성시대’ 기자설명회에서 관련 설명을 하고 있다. 2024.3.26
오세훈 서울시장이 26일 오전 서울시청 청사에서 열린 ‘다시, 강북 전성시대’ 기자설명회에서 관련 설명을 하고 있다. 2024.3.26

상업지역 확대대규모 부지에 첨단산업·일자리기업

상업지역 확대·대규모 부지 개발을 통해 강북권에 첨단·창조산업을 유치한다.

이를 위해 상업지역 총량제를 폐지한다.

상업지역 총량제는 지역별 총량을 정해 그 범위 안에서 상업지역을 지정하는 제도다.

기업 유치,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된다면 총량제와 상관없이 상업시설을 유치·운영하도록 해 강남 수준까지 현재의 23배로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에서 몇 남지 않은 대형 부지를 보유한 강북권 특성도 십분 살려 개발한다.

창동 상계·신내차량기지 이전부지 등 대규모 유휴부지에 균형발전 '화이트 사이트'(사전협상제)를 도입한다.

화이트 사이트는 기존 도시계획으로 개발이 어려운 지역을 사업시행자가 원하는 용도와 규모로 개발하는 것을 허용하는 제도다.

적용 대상은 강북권 내 대규모 공공·민간개발부지다. 차량기지·터미널·공공유휴부지와 역세권 등이 해당한다.

제도 도입 땐 해당 지역에 일자리기업 유치가 의무화된다. 대신 최대 상업지역으로 종 상향과 용적률 1.2, 공공기여 완화(6050% 이하) 등이 적용된다.

시 관계자는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일자리기업 유치를 위해 균형발전위원회 심의 결과에 따라 화이트 사이트 적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창동차량기지 이전부지는 바이오-ICT 사업 클러스터로, NH농협 부지는 주거·판매시설로 조성할 계획이다.

신내차량기지 이전부지, 중랑공영차고지, 면목선 차량기지, 신내4 공공주택 등은 산업과 문화·주거 시설 등 다양한 기능을 담은 입체복합도시로 조성한다. 서울혁신파크부지에는 창조산업 클러스터 서울창조타운이 들어선다.

오세훈 시장은 특히 "광운대역세권은 대기업 본사를 유치하고 주거·상업시설을 도입해서 신경제문화 전략거점으로 조성하겠다""대기업 한 곳이 이미 (이전을) 제안해왔다. 2024년도에 본사를 이전하게 된다"고 밝혔다.

해당 대기업은 건설 분야 기업으로 시와 업무협약(MOU)를 맺었으며, 올해 안으로 착공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주민 20분 내 녹지수변거점 14개 추가

강북권 주민 누구나 20분 안에 숲·공원·하천에 다다르는 '보행일상권 정원도시'를 조성한다.

동부간선도로를 지하화해 상부에 공원을 꾸미고 경의선숲길 보행네트워크, 백련근린공원 힐링공간 재조성도 추진한다.

홍제천 수변테라스에 이어 불광천, 정릉천, 중랑천, 우이천 등에 수변감성공간 14곳을 추가 조성해 2025년까지 자치구별 수변활력거점을 1곳 이상 만든다.

오 시장은 "서울시민의 따뜻한 보금자리인 강북권은 지난 50년간의 도시 발전에서 소외돼왔다""강북권이 베드타운에서 벗어나 일자리와 경제가 살아나고 활력이 넘치는 신경제도시로 재탄생하도록 파격적 규제 완화와 폭넓은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프로젝트를 최대한 서둘러 시작하겠다며 "상반기 중에 정비 기본계획 등을 완성하고 기준을 마련하면 하반기부터 바로 적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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