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갑진년 年頭詩
새해 첫 모습 / 윤 춘 식
호 ho,
오 ho, 스페인어로
펠리스 아뇨 누에보!
동해 저편 시간 너머에서
천천히
새 날이 건너온다
낯설지도 않은 숫자들인데
마음따라
햇빛따라
달력의 무게가 펄럭인다
새해에는
닭 울음이 새벽을 깨우지 않고
새 아기들의 웃음소리가
잠자는 적막을 깨웠으면 좋겠다
사람이 어찌
떡국 한 사발
나이 한 사발인들
만들 수 있더냐?
사람이 어찌
목화밭 한 고랑을 메우는
향기로운 하얀 목화를
키울 수 있더냐 !
새해 아침은 하얀 눈 내리 듯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
모두들
가슴에 쌓인
얼음장을 깨고서
꽃소식을 기다리자
깨어 기도할 때
그대의 눈빛이
입춘을 불러오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