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순교자의 소리Voice of the Martyrs Korea 현숙 폴리Hyun Sook Foley 대표는 순교자의 소리에서 운영하는 탈북민 양육 학교에서 로버트 저메인 토머스Robert Jermain Thomas선교사에 관하여 가르치고 있었다. 한국에 파송된 초창기 선교사 가운데 한 명이었던 토머스 선교사는 1866년 선교 여행에서 배를 타고 평양 근처의 대동강을 거슬러 올라가려다 순교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제가 그 이야기를 나누자 연령대가 대부분 60대인 탈북민 학생들이 전에 북한 정부의 관점으로 기록된 그 역사를 배운 적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라고 말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탈북민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면, 학생들이 기독교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하면서 그런 경험을 ‘숨겨도 잘 보이는’ 기억이라고 묘사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놀랍게도, 북한 정부는 북한의 기독교 역사를 여러 가지 방식으로 잘 보존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기독교 역사를 존중하기 위함이 아니라 기독교를 압도하고 승리했다는 김일성을 추앙하기 위한 목적입니다.”라고 말한다.

당시 토머스 선교사가 제너럴 셔먼General Sherman호라는 배에 타고 있었다고 현숙 폴리 대표가 말하자, 그 이야기를 듣고 있던 탈북민 ‘이 선생’ (보안상 가명을 사용했음)은 어린 시절 북한에서 참석했던 ‘침략선 셔먼 호’ 행사를 기억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설명한다. “이 선생님은 십대 초반 평양에 살았을 때 대동강에서 '침략선 셔먼 호'를 불태우는 행사를 했었는데, 많은 평양 시민이 참석했다고 기억을 떠올렸습니다.

이 선생에 따르면, 당시 북한의 고등학생과 대학생들도 이 행사에 참여했고, 작은 배 모형들과 제네럴 셔먼 호 모형을 만들어 그 사건을 재현했다. 작은 배 모형들에 먼저 불을 붙이고 강에 띄워 제너럴 셔먼 호로 보내 그 배를 불태웠고, 모든 배가 불에 타자 평양시민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현숙 폴리 대표는 말한다. “북한 당국은 당시 토머스 선교사가 대원군의 왕위를 빼앗으러 조선에 왔고, 그 사실을 안 김일성의 할아버지 김응우가 앞장서서 몽둥이를 쥐고 토머스 선교사를 내쫓고, 화공선 (폭발물을 가득 실은 배에 불을 질러 이를 적의 선박을 향해 떠내려 보냈음)을 제너럴 셔먼 호로 보내 그 배를 불태웠다고 평양 시민들에게 말했습니다.”

이 선생은 당시 불타는 서양 배를 보고 너무 무서웠다고 말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숨겨도 잘 보이는’ 기독교 역사를 경험하는 이런 사건이 북한 주민에게는 흔한 일이라고 말하며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사실 십자가는 북한 TV에 자주 등장합니다. 북한의 TV 프로그램들이 프로그램 도입부에서 십자가 및 기타 종교와 관련된 물품들을 보여주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 학생들은 학교 교육과정을 통해 외국 선교사들 이야기를 배우고, 북한의 많은 영화에 외국 선교사들이 나옵니다. 물론 그러한 묘사는 결코 긍정적이지 않습니다. 모든 이야기는 북한 정부의 관점에서 전개되는데, 이는 김일성이 어떻게 기독교와 ‘외국 침략자’로부터 북한을 구해냈는지 보여주기 위해서입니다.”

때로 북한 당국은 기독교적 요소를 차용하고 수정하여 주체 사상의 일부로 재사용한다. 현숙 폴리 대표는 탈북민 한 명을 런던으로 데려가 현지 교회에서 간증하게 했던 때를 회상한다. “그 탈북민이 간증을 하기 직전에 교인들이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를 불렀어요. 그랬더니 그 탈북민이 깜짝 놀라며 ‘왜 이 사람들이 북한 정부의 선전 노래를 부르는 거죠?’라고 제게 물었어요.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한 바와 같이 '김일성 찬가'에 수록된 많은 노래가 원래 기독교 노래이며, 기독교의 하나님이 아니라 김일성을 찬양하기 위해 개사된 것입니다.”

현숙 폴리 대표는 북한 정부가 북한의 기독교 역사를 보존하고 있다는 점을 증명해주는 이러한 증거들도 있지만, 또한 북한 주민들도 부지불식간에 종종 북한 지하교인의 활동을 통해 기독교를 접하게 된다고 말한다.

“우리 탈북민 학생 가운데 다수가 한국에 와서 성경 이야기를 듣거나 기도 같은 기독교 활동을 목격할 때 자신들이 북한 내부에서 동일한 것을 보고 들은 적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일부 탈북민은 부모님이나 조부모님이 손에 깍지를 끼고, 눈을 감고 앉아, 중얼중얼하는 것을 밤새 지켜보았던 기억을 떠올리기도 합니다. 당시에는 어른들이 나이가 많이 들어서 그러는 것이라고 생각했었지만, 나중에 한국이나 중국의 선교사들이나 교회에서 기도에 대해 배우고 나면, 자신들이 기독교 가정에서 자랐지만 그것을 깨닫지 못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을 깨닫습니다.”

현숙 폴리 대표에 따르면 이러한 체험은 하나님께서 기독교를 가장 맹렬하게 박해하는 북한 정부를 통해서조차 역사하고 계시며, 북한의 기독교 역사와 순교자들의 이야기를 보존하고 계신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현숙 폴리 대표는 전에 알려지지 않았던 북한의 기독교 순교자 차덕순의 이야기를 예로 든다. 차덕순 이야기는 북한 정부가 북한 내부의 종교 지지자들을 식별하여 침묵시키는 방법을 보위부 요원들에게 교육하기 위해 사용하는 비디오에 보존되어 있다.

현숙 폴리 대표는 말한다. “북한 정부가 그런 영상을 보여주는 이유는 종교를 믿는 사람들의 평판을 떨어뜨리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러한 영상에 나오는 이야기를 통해, 중국에서 그리스도를 영접한 뒤에 남한으로 탈출하는 대신 북한으로 다시 돌아간 담대하고 용기 있는 북한의 복음전도자에 대해 처음으로 알게 됩니다.”

그 비디오를 보면, 차덕순은 가난했기 때문에 스스로의 힘으로 생계를 잇기 위해 정부로부터 북한 내 여러 도시를 다닐 수 있는 허가를 받았다. 현숙 폴리 대표는 말한다. “차덕순은 여행하면서 전도했습니다. 영상을 보면 차덕순은 가난한 사람이나 하층민이나 고통받는 사람에게 돈을 주었고, 몇몇 저명한 초창기 기독교인들의 후손을 찾아 함께 예배드렸습니다. 그 영상의 해설자는 이 지하교인들이 주일마다 모여 예배하고, 기도하고, 찬송하고, 성경을 공부했고 심지어 가장 바쁜 농사철에도 이를 빼놓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그 영상에서 차덕순은 다른 간첩을 포섭하려는 간첩으로 묘사된다. 현숙 폴리 대표는 “이것이 바로 북한 당국이 정치 선전에서 사용하는 전도에 대한 전형적인 정의입니다”라고 지적한다. 

영상에는 결국 차덕순이 ‘경각성 높은 군중들의 신고에 의해 적발되었다’고 나오지만 현숙 폴리 대표는 “그 경각성 높은 군중들의 정체는 영원히 망각되었지만, 주님께서는 차덕순을 순교에 이르게 한 박해자들을 통해 그녀의 이야기가 잊히지 않고 보존되게 역사하셨습니다.” 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