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원수를 향해 '정치시설' 종사자라고 말하지 않듯이...

윤춘식 교수(ACTS 라틴선교원장, GMTI 선교학교수)

우리는 사상초유의 난제 사태를 맞았다. 지난 100년간 인류는 코비드_19와 같은 변종 바이러스와의 초인적인 전쟁을 벌인 적이 없었다. 세계의 관문이 차단된 채 치료제와 백신이 개발되길 매일 매시 기도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라는 힘든 처방을 실행하는 가운데 온갖 관점과 대책이 난무하고 있다. 급기야 정부는 교회를 향해서 '종교시설'이라는 변종 용어로써 이전보다 한층 가까이 접근하길 시도하고 있다. 과연 좋은 뜻이었을까?

교회는 주일에 소수 교회를 제외하곤 온라인이나 가정예배로 드리며 중직자들만 모인다거나 최선을 다해 정부지침에 협조동참하고 있다. 어떻게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정부 요구사항의 100%를 만족시켜 채울 수 있겠는가? 교회마다 처한 환경과 입장이 있다. 어디서나 최선을 다 하겠지만 말이다. 현재 교회는 정부가 제시한 체온계, 손 소독제, 마스크, 소독 및 방역, 간격 띄우기, 식당 닫기 등 까다로운 7대 준칙을 힘들지만 갖춰 철저히 지키고 있다. 교회는 면식 없는 비교인이나 외부인 등에 일체 예배당 출입을 엄금하고 있다. 교회는 하나님의 임재와 신성함을 체험하는 거룩한 장소이며 공간이다. 크리스천이라면 누구나 신전의식을 갖고서 교회와 예배에 나아간다. 따라서 교회공동체 안에선 신앙고백의 멤버십을 갖춘 인격체를 성도라고 부르기에 거리낌이 없는 곳이다.

정부는 어떠한 바이러스 퇴치를 위한 정략에서도 기독교와 교회를 폄하하지 말아야 한다. 현재 세계인을 어지럽히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을 방지 방역하는 정부의 노력에 대해서 이 나라 백성이라면 누구나 인정한다. 그러한 수행과정에서 교회의 예배와 크리스천을 일컬어 '종교시설'이라고 운운하며 교회를 폄하하는 사건만은 없어야 할 것이다. 교회 예배를 폄하하는 것이 정부의 바이러스 퇴치업적을 정당화할 수 없다. 마치 법당, 성당, 수도원. 포교당, 이슬람 등 통칭으로 사용하며 용어의 편리성으로 단축된 폄하의 심리를 중단해야 한다.

교회는 바이러스의 온상이 아니다. '종교시설'이라는 말은 건축과 설계상의 용도 규제 용어로써 현재와 같은 시국사태에 사용함은 적절하지 않다. 교회와 예배와 성도를 폄하하는, 비 존중의 용어가 되기 때문이다. 물론 '종교시설'이라는 말이 분명히 사전에 있다. 모든 종교를 다 나열하기엔 그 말이 길고 표현도 어려우니 단축해 '종교시설‘이라고 칭함은 산골의 동자스님도 알고 있다. 그러나 교회와 예배와 성도는 물질이 아니다. 시설도 아니다(비영리법인체인 교회가 사회적 이용을 위해 마련한 어떤 부속 건물 등이 따로 있다면 그것을 향해 '종교시설'이라고 부른다면 양보할 수 있겠으나. 학교를 가리켜 교육시설이라고 칭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학교가 그 지역사회 안에서 부속으로 별도의 체육관을 관리한다면 교육시설이라 칭할 수 있음은 상식이다).

현재 우리의 이성을 자극하는 괴질은 코비드_19 외에도 '종교시설'이라는 또 하나의 다른 얼굴이다. 신천지라는 기독교의 겉옷을 걸친 악성 이단이 속속들이 노출되자 '종교시설'이라는 용어는 흡사 사설탐정들이 숨은 퍼즐 찾기 하는 것처럼 급물살을 타고서 세간에 가까워졌다. 문제는 그 말이 고유한 교회와 요양원과 유흥업소를 싸잡아(휩싸여) 함께 통제의 강압 속에 넣으려 하는 의도에 있다. 또한 이것을 한 마디 들었다고 무분별하게 따라 사용하는 인터넷 기자도 있으나, 개념이 있든 없든 그것은 직업군(群)이니 여기서 언급할 범위가 아니라 본다.

필자는 한국적을 가진 아르헨티나 영구 영주권자이다. 문학평론을 하는 사람이다. 26살에 고교 교편을 잡음으로써 공인의 길에 들기 시작했다. 혹 이러한 요청을 한다고 해서 나의 신상털이를 한다 해도 국가 앞에 가난함 외에는 부끄러울 것이 없다. 한국에서 목회를 시작한 30대 초에 교회당을 건축한 경험이 있다. 그리고 장로교 총회로부터 파송 받은 선교사로서 해외 아르헨티나에 교회당을 건축했었다. 정규 설계 이후 시청의 준공검사까지 법적 과정을 모두 마친 뒤엔, 외국 정부에서도 교회를 가리켜 '종교시설'이란 말을 붙여준 적이 없다.

탐색해보니 '종교시설'이란 건축용어로써 교회, 성당, 사찰, 기도원, 수도(수녀)원 건물 등으로 분류하며, 건축법상의 규제 범위를 함축할 때 사용하는 설계와 건축용어였다. 수많은 교회당 건축시 해당 건축위원들은 경험이 많은 분들이다. 그것은 제2종 근린생활시설에 불편을 끼쳐서는 아니 되는 종교집회장으로 존재한다. 여기서 근린생활시설이란, 생활편익시설공간이며 주로 종합상가 등을 말할 때 쓰인다. 종교집회장이란 용지와 면적, 용도 등을 말할 때 사용하는 건축용어로써 법규적용 시책에 관련된 말이다.

이것을 가지고, 지역간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방지하는 강압으로 일국의 총리가 <종교시설, 요양원, 유흥업소 등>의 시설과 싸잡아 함께 말함으로써 교회가 어떤 시책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통제의 대상으로서 예배까지도 통제하려는 의도는, 행정력이라는 발동으로 발전시키려는데 따르는 문제가 야기되는 것이다. 이 용어를 채택해 씀으로써 교회 예배까지도 감시 통제하려는 접근이 유효하게 됨을 시사한다. 이는 교회와 예배를 강압하려는 신성모독에 속한다. 교회는 어떠한 이유에서든지 예배 외에 범죄행위, 범인수색, 집회감시, 체포, 구금 등의 목적으로 출입할 수 없으며 지난 2000년 동안 신성을 모독하기 위한 출입을 허용한 적이 없었다.

교회는 종교의 자유와 평화를 누리며 대한민국의 입법에 의해 예배의 존엄성을 보장받고 있다. 성도들 영혼의 가치와 그 가치관을 깨뜨릴 누구의 강압도 발효될 수 없다. 명실 공히 위에서 언급한 7대 준칙 적용은 국내의 모든 공공장소와 동일한 적용선상에서 동의를 받아야 할 것이며, 국민의 안정감을 상실하는 위협에서 벗어나야 한다.

필자는 지금 헌법을 적용하려는 논리가 아니다. 예를 들어 형법 158조(1995년 개정)와 같은 교회 예배에 유익한 조문을 낱낱이 들지는 않겠다. 교회에도 예배모범과 교회헌법이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헌법은 1901년에 초안 제정되었다. 그러나 대한민국 정부수립은 그보다 47년 후인 1948년 8월에 확립되었다. 누구나 알듯이 교회는 사회 안의 범죄 집단이 아니다. 설교 녹음이나 모니터링은 해당 예배부서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종교시설'이라는 말은 무척 교묘하여서 설계와 건축에 관련된 범위의 것이 일상 때도 버젓이 낯을 들 수 있다. '종교시설'이란 개념을 앞세워서 감시와 통제를 시행한다면 이는 부적절한 표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교시설'이란 말을 사용할 땐, 예배 및 영적인 목적보다 더 쉽게 교회당에 발을 딛을 수 있는 통로가 된다. 마치 건축 중엔 건축 관련 해당 당국이 쉽게 감시할 수 있듯이 말이다.

며칠 전, 서귀포의 한 성도가 참다못해 줄자를 들고서 제주 행정처 복지위생과를 찾았다. 그는 자신을 학부형이라고 소개했다. 당신들은 2미터의 거리확보 근무와 mask를 쓰고 일하느냐? 면서, 직접 행정처로 방문해보니 아무도 그들 스스로의 규칙도 지키지 않더라는 것이 백주에 드러났다. 감성만으로 말한다면 얼마나 어려운 용기와 힘든 걸음이었을까! 여 성도께서... 그러면서 "스스로도 지키지 못할 강압을 왜 교회엔 제시 통제 감독하려느냐?"는 절규를 남겼다.

이러한 때에 기독교와 교회를 향한 일국의 통제 규칙을 보여주고 싶은 행정적 처리능력의 과신은 넌 센스에 불과하다. 아무도 국가 원수를 향해 정치시설 종사자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는 대통령이며 교회는 교회이다(비록 청와대는 하나뿐이니 고유의 이름을 사용한다 할지라도, 교회 역시 궁극적인 교회는 하나이다. 교회 안에서 일(교역/사역)하는 이들을 향해 종교시설 종사자라 말하지 않는다. 신학 이론으로 정부를 선도할 마음은 추호도 없다). 교회를 두고 교회를 '종교시설'이라 지칭하며 통제 대상으로 넣으려는 행정적 의도는 자칫 정치 파장을 몰고 올 요소가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총리는 계속해서 입장 표명과 변명을 해야만 하는 번거로움을 달고 지낼 수도 있다.

부디 교회 혹은 예배당을 유흥업소와 한 울타리로 싸잡아 한 문구로 칭하는, 폄하의 말장난이 없기를 당부한다. 정치와 행정으로 교회를 폄하시킴에 있어 종교를 통칭하는 것처럼 가장함을 중지해야 한다. 우리는 청와대를 청와대라 부르고 있지 않은가. 국회의사당을 정치시설이라 부르지 않듯이... 악성 신천지에 관련된 '시설물'들을 이 잡듯 찾아낸 것은 사실이지만, 교회를 향해 그렇게 덤벼서도 아니 된다. 그러기엔 너무 늦었다. 교회는 이미 그리스도의 몸이었고 현재도 몸이다. 교회를 교회라 불러야 한다.

 
저작권자 © 코람데오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