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내과 전문의가 말하는 코로나19의 문제

28일에 [Asian Boss]라는 유튜브 채널에서 코로나19 관련해서 안전하고 탁월한 의료시스템을 자랑하는 한국을 서양문화권에 소개하기 위한 취지로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를 인터뷰한 영상이 올라왔다. [Asian Boss]는 현재 다국적 구독자 226만명을 자랑하는 글로벌 대형 채널로, 동양의 여러 이슈들을 서양권에 소개하며 서양에서의 동양문화를 증진하기 위한 취지로 개설되었다. 이 인터뷰 대부분의 내용은 한국의 의료 시스템을 소개하고 칭찬하고 코로나19에 대한 모든 정보들을 설명한다. 약 37분간 진행 된 이 인터뷰에서 김우주 교수가 설명한 핵심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치사율은 나라마다 다르다. 같은 바이러스이지만 그 나라의 방역 시스템, 치료 수준, 연령분포에 따라 다르다. 우리나라의 경우 24일 기준 한국 전체 확진자 중 20%가 무증상 환자이며 80대 이상에서는 11.6%의 치사율을 보인다. 전체 사망자의 90% 이상이 60대 이상의 고령자에서 발생했다. 그 이유는 코로나19의 확실한 치료제도 없고 백신도 없기 때문에 오직 자기의 면역 시스템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10~30대에는 증상이 없을 수도 있다. 전체 약 9천명 중에서 20%가 무증상 확진자이다다. 이것은 적은 수치가 아니다. 김 교수는 무증상이면서 전염성이 있는 것을 가리켜 "함정"이라고 표현했다. 이것이 코로나19의 감염경로를 파악하기 어려운 이유다. 

코로나19 확진자가 회복 후 다시 또 걸릴 수 있다는 것이 굉장히 두려운 부분이다. 보통 어떤 병에 걸리면 2주 정도 지나면 항체가 생기고 같은 병에 안걸린다. 그런데 코로나19의 경우에는 회복 후 재발되는 사례가 있다.

코로나19의 전염 경로에는 크게 비말전염, 접촉전염, 간접접촉전염이 있다. 비말전염은 "비말 안에 있는 바이러스가 눈, 코, 입의 점막으로 침투"하는 것이며 접촉전염은 "비말이 묻은 신체 부위를 상호 간에 직접 접촉"하는 것을, 간접접촉전염은 "비말이 묻은 사물을 접촉했을 때" 전염되는 것을 의미한다. 온도와 습도, 사물의 재질에 따라 다르지만 길게는 일주일동안 살아있기도 하다.

반면에 일반적으로 공기 중으로 간염되는 경우는 없다. 단 특수한 상황에서는 공기 전파(aerosol transmission)가 가능하다. 이것이 신천지로 대표되는 사례이다. 수 백명의 사람들이 밀폐된 공간에서 빽빽하게 앉아서 단체로 노래를 부르거나 소리를 지르면 5μm(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비말이 많이 발생하는데 그 때는 수 많은 사람들이 소리를 내고 있으니 중력이 작용하지 않아 비말이 1~2m 내로 떨어지지 않고 더 멀리 나간다. 그리고 그 비말이 시간이 지나면 말라서 비말 크기인 5μm보다 더 작아진다. 이것이 에어로졸(aerosol)이다. 에어로졸은 중력의 영향을 거의 안받기 때문에 2m보다 멀리 떨어진 사람도 쉽게 감염 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신천지나 콜센터에서 집단 감염이 일어났다. 이 기관들의 공통적인 요인은 밀폐된 공간에서 빽빽하게 앉아서 옹기종기 모여서 식사한 것이다. (이것이 인터뷰에서의 유일한 교회에 관한 김 교수의 언급이다. 그것도 일반 교회가 아닌 "신천지"를 명확히 지목했다.)

유튜브 채널 [Asian Boss]에서 인터뷰하는 김우주 교수 (출처: 유튜브 영상 캡쳐 https://www.youtube.com/watch?v=gAk7aX5hksU&t=1641s)

20일에 국무총리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력하게 권고했다. 종교∙실내체육∙유흥시설을 2주동안 폐쇄할 것을 강력하게 권고했지만 강제사항은 아니다. 50~60대 이상의 노인들은 이걸 잘 지키지만 문제는 강제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10~20대가 이를 지키기 어렵다는 것이다. 10대는 어떤 상황에도 공부를 멈출 수 없기 때문에 개학을 연기해도 학원을 가야한다. 학교가 폐쇄되어도 저녁에 학원에 간다. 지난 주말만 해도 약 90%의 학원들이 문을 열었다. 동양 문화권에서는 대학교를 가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특히 고등학생은 학원에 가서 좁은 공간에서 공부하면서 접촉을 많이 한다. 20대는 금, 토요일에 클럽을 아랑곳하지 않고 간다. 당연히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 밀폐된 공간에서 춤도 추고 술도 마시고 왁자지껄 떠든다. PC방, 노래방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 확진자의 약 30%가 20대에서 발생하는데 이는 세계에서 잘 찾아보기 어려운 독특한 점이다.

그리고 김 교수는 인터뷰 막바지에 “전세계가 한국이 잘 대응한 부분은 본받고 잘못한 부분은 본받지 말고 교정해서 전략을 짰으면 좋겠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그리고 이런 말로 인터뷰를 마쳤다. “이건 사이언스(science)이다. 겸손해야 된다. 자만하는 순간 우리는 당한다”.

그리고 김 교수는 27일 조선비즈를 통해서 "중국을 비롯해 전세계적으로 (방역 관련) 쇄국정책을 선택하고 있고 아닌 곳은 우리나라와 일본 정도 밖에 없다"며 "외국인 입국자는 전체의 10% 밖에 안되지만, 한국이 치료도 잘 해주고 비용도 공짜라 상대적으로 도피처처럼 보일 수도 있다. 지금이 외국인 입국 금지를 해야하는 시점"이라고 밝혔다.

김우주 교수는 "공항 검역에서 약 30%가 확진자이며, 귀국 후 지역사회 감염 사례까지 합하면 40~50% 정도가 되는데, 이들은 대부분 수도권으로 복귀해서 또다시 수도권 환자 증가추세로 이어질 수 있다"며 "현재 입국자들 전수조사도 못하고 한발 후퇴해서 유증상자만 검사하고 있는데, 잠복기에 있는 사람들이 제대로 격리되지 않고 돌아다니면서 전염을 시키는 사례들을 봤을 때 공항 검역은 전수조사로 다시 계획대로 실시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현재 입국자들의 전수조사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잠복기(무증상 감염자)가 지역사회를 활동하고 있다는 뜻이 된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7일 0시 기준으로 신규확진자 91명중 해외유입 관련 사례는 20.9%인 19명이다. 이 중 검역 과정에서 선별된 확진자는 13명, 입국 후 지역사회에서 활동하다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은 6명이다. 공항확진자 중 약 68%는 공항에서 곧바로 확진자로 판명되고 나머지 약 32%는 지역사회에서 활동하면서 타인을 전염시키며 다녔다는 뜻이 된다.

한편 지난 26일 백경란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의료진도 지쳤다. 외국인 까지 치료해줄정도로 일선 여력이 남아 있지 않다"며 "외국인 입국을 금지해야 한다"는 개인 의견을 밝혔지만 입국 금지 논란이 커지자 삭제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그러나 정부는 여전히 중국과 같은 외국인 입국금지를 지금 취할 단계가 아니다는 입장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7일 "전체 해외유입 환자의 90%가 우리 국민인 점을 감안하면 당장 입국금지 같은 극단적 조치를 채택하는 데는 제약이 따른다"고 말했다.

이 모든 의학적 사실들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1. 지역감염 확산의 주범은 "무증상 감염자"이다.

무증상 감염은 구체적으로 "바이러스가 몸에 들어와 감염됐지만 뚜렷한 증상 없이 바이러스만 나와 주변을 감염 시킬 가능성이 있는 상태"를 말한다. 대구의 31번 확진자가 신천지 신도로 밝혀지면서 모든 언론과 여론의 비판을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31번 확진자의 감염경로를 추적하는 일이었다. 그래야 지역감염의 확산을 막을 방역망을 구축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31번 확진자가 해외를 방문한 이력도 없었다는 점 때문에 감염경로는 안갯속이었고 결국 아직까지 감염경로를 확실하게 밝히지 못했다. 그러면 그녀를 직간접적으로 접촉한 무증상 감염자를 통해 그녀가 감염되었을 것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당시 전문가들은 "역학적 연결고리가 없다는 점은 이미 지역감염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역학적 연결고리를 밝힐 수 없는 주된 이유는 "무증상 감염자" 때문이다. 자신의 감염여부를 모른 채 지역사회에서 활동하기 때문이다. 특히 무증상 감염자는 면역력이 강한 젊은 10~20대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코로나19 방역 상황의 문제를 지적하는 언론의 헤드라인들

2. 10~20대의 밀집 공간이 가장 치명적다.

정부가 종교∙실내체육∙유흥시설의 폐쇄를 "강력권고" 했고 지키지 않을 경우 "행정명령"을 내리겠다는 사실상 규제에 준하는 조치를 취했다. "권고"와 "명령"이 어떻게 양립할 수 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지만 어쨌든 정부의 명분은 "권고"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이 권고사항을 지킬 수도, 안지킬 수도 있다. 50~60대 이상의 노인들은 대체로 이를 잘 지키지는 반면 10~20대가 지키기 어렵다. 김우주 교수에 따르면(24일) 2주 전 주말만 해도 약 90%의 학원들이 운영되었다. 20대는 여전히 클럽, PC방, 노래방 등 유흥시설을 마스크도 끼지 않은 채 아랑곳하지 않고 다닌다. 하지만 면역력이 강한 10~20대의 젊은 층에 "무증상 감염자"가 가장 많다는 것이 문제이다. 즉 젊은이들이 마스크도 끼지 않은 채 밀집하면 무증상 감염자가 서로를 감염시키게 되어 무증상 감염자가 더 많아진다. 그들은 감염되었어도 무증상이기 때문에 감염여부를 모른 채로 지역활동을 한다. 젊기 때문에 자가면역에 의해 자신은 비교적 쉽게 회복하기도 하지만 남을 감염시키는 결과가 발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20대 코로나19 확진자는 전체 확진자의 약 30%나 차지한다. 따라서 이보다 훨씬 많은 무증상 감염자들이 지역사회에서 활동하면서 바이러스를 계속 전염시키고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 우리나라 확진자의 약 80%가 집단감염과 연관되어 있지만 집단에 바이러스가 최초로 침투한 경로를 확실히 파악한 사례는 거의 없다. 이런 점에서 "젊은 무증상 감염자"의 지역활동은 매우 치명적이다. 그러므로 젊은이들이 밀집할만한 기관을 먼저 제한하는 것이 우선이다. 반면 교회는 상대적으로 젊은이들이 밀집되지 않으며 실내체육∙유흥시설 등과 달리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방역지침을 이행하는데 교회 운영에 큰 어려움이 없다.

3. 외국인 입국금지

정부가 지난 22일부터 유럽발(發) 입국자 전수에 대해 진단검사를 실시하고 27일 0시부터 미국발 입국자에 대한 검역을 강화한 가운데 ‘외국인 입국금지’ 조치를 해야 한다는 전문가들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미국발 입국자의 경우 아직도 전수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아 무증상자들은 2주간 자가격리 후 사회활동을 할 수 있다. 자가격리를 거쳐도 안심할 수 없는 이유는 코로나19의 잠복기가 2주가 넘는 사례들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나라는 외국인 확진자에게 치료비용을 무상으로 제공한다는 점 때문에 우리나라로 도피하는 외국인들이 많아질 수 있으며 이것이 지속될 경우 의료 인력에 과부하가 우려된다. 나아가 외국인은 격리해제 후에 증상이 발생할 경우 검사를 어떻게 받는지 잘 모르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이 점은 코로나19 유행 초기 "중국인 입국금지"가 뜨거운 감자였을 때부터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특히나 중국인의 불법체류와 밀입국 단속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문제가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중국발 입국금지가 지역감염을 지연시키는 최소한의, 그리고 가장 확실한 방법이었다.

4. 정부의 초동대처

따라서 이 문제는 사실상 초기에 중국발 입국금지를 조치하지 않았던 정부에게 환원된다. 위에서 논의했던 코로나19의 특성상 2, 3차 감염자가 발생하면 지역감염은 단지 시간문제이기 때문이다. 즉 확진자가 늘어나도 "빨리 증가하냐, 미미하게 증가하냐"의 싸움인 것이다. 몽골처럼 경제 손실을 감안하더라도 국경을 봉쇄했으면 추가 확진자 0명이라는 경이로운 결과를 낳았겠지만 이렇게 극단적이지는 않더라도 초동대처가 적절히 이루어졌다면 지역감염이 발생하더라도 훨씬 지연시켰을 것이고 그 사이에 지역감염을 대비해 사전에 여러 조치를 취할 시간을 마련할 수 있었을 것이다. 지역감염이 조금만 지연되었더라도 작금의 "마스크 대란"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들을 고안할 시간적 여유가 있었을 것이며, 개학∙개강 연기를 대비하여 강의를 대체할 방안을 미리 고안하고, 개교회도 지역감염 확산을 대비해 예배 시스템을 재구성할 시간을 벌 수 있었을 것이다. 위에서 정부는 외국인 입국금지를 지금 취하지 않는 이유로 입국자의 90%가 우리 국민이라는 사실을 드는데 설득력이 없다. 외국인 입국금지는 자국민의 입국을 막는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외국발 입국금지를 조치하면 전세기 투입 등으로 자국민 입국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

5. 교회의 집단감염

모 언론에 따르면 교회"발(發)" 코로나19 확진자의 수는 25일 기준 192명이다. 마치 교회에서 코로나19가 능동적으로 발생하고 지역감염의 원흉인 것처럼 묘사했지만 사실은 교회에서 일어난 모든 코로나19의 집단감염은 외부에서 바이러스가 침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192명이라고 가정해도 이는 전체 확진자의 약 2.1%에 불과하다. 그러나 본지에서 27일에 보도된 바에 따르면 신천지 또는 감염경로가 불투명한 사례 등을 제거하면 전체 확진자의 약 1.5%에 불과하다(관련기사: 코로나19, 교회를 통한 감염 1.5%에 불과). 신천지를 통한 집단감염이 전체의 60%인 점을 비한다면 비교하기에 민망한 수준이다. 김우주 교수에 따르면 신천지 집단감염은 "특수한 상황"이다. 교회의 "일반적 상황"으로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교회는 실내체육과 유흥시설과 달리 방역지침을 철저히 이행해도 운영에 큰 문제가 없으므로 정부의 방역지침에 불응할 이유가 없다. 다만 방역지침 이행 시 운영이 거의 불가능한 실내체육∙유흥시설을 종교시설과 평준화 시킨 것에서 정교분리 위반의 조짐이 보인다는 것이 교계가 유감을 표명한 근본적인 이유이다. 지금까지의 논의에서 살펴 본 것처럼 의학은 교회를 탓하지 않는다. 의학은 코로나19 지역감염 확산의 탓을 단지 "코로나19" 자체에게 돌린다.

정부를 향해 중국발 입국금지의 요구가 빗발칠때도 교계의 공식 성명서는 없었다. 정부가 교회에게 행정명령을 내리자 많은 대형 총회들이 연이어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이를 두고 교계가 코로나19 확산의 책임을 정부에게 돌리기 위한 정치적 행위라는 비판은 비약이다. 정부와 언론이 불과 1.5~2.1%에 불과한 교회 확진자를 향해 집단감염 확산의 주범처럼 묘사하는 것 또한 상당한 왜곡이다. 모든 사회는 코로나19의 피해자다.

김우주 교수는 한국의 탁월한 대처를 전세계에 소개하기 위한 인터뷰에서 왜 "한국이 잘못한 부분은 본받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했을까. "겸손해야 한다, 자만하는 순간 우리는 당한다"는 그의 말이 되려 한국을 향한 경고처럼 들리는 것은 필자 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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