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 앞에서 자신들의 죄를 참회하는 ‘고백서’를 먼저 채택해야

오병욱(하나교회 담임목사/ 미래교회포럼 대표)

우리는 기독교인이다. 기독교인은 성경을 믿는 사람이다. 우리 모든 삶의 근거는 성경이다. 그리고 우리의 신앙고백서는 모든 성경의 가르침을 잘 요약한 책이다. 그러므로 작금의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에서 교회는 정부에 대하여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고, 정부는 교회에 대하여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하는지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23장. 국가공직자]을 중심으로 생각해보고자 한다.

 

1. 교회는 정부에 대하여 어떻게 해야 하는가?

먼저 성도들의 공동체인 교회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4조>에서 이렇게 말한다. “백성의 의무는 공직자를 위하여 기도하며, 그들을 존경하고, 세금과 기타 부과금을 바치고, 그들의 합법적인 명령을 순종하며, 양심을 위하여 그들의 권위에 복종하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코로나 사태 가운데서 대부분의 정통교회는 정부에서 지침을 내리는 대로, 매일 교회당 안팎을 소독한다. 교회당 곳곳에 손 소독제를 두고 교인들이 사용하도록 권한다. 예배시간에는 갑갑하지만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다. 1주일 만에 만나서 반갑지만, 악수를 삼가고 눈인사로 대신한다. 자주 손을 씻고 하면서 바이러스가 확산되지 않도록 노력한다. 그리고 어떤 교회들은 당회가 결정하여 주일예배를 온라인으로 전환하고, 주일 중식 제공은 물론이고 주중 기도회와 모임을 일절 삼가고 있다.

그뿐 아니라 평소에 교회와 성도들은 나라와 민족을 위하여, 그리고 대통령과 위정자들을 위하여 매일 기도한다. 지금과 같이 코로나 사태로 많은 국민이 고통을 당하고 있는 때는 새벽기도는 물론이고 릴레이 금식기도도 한다. 매일 저녁에 온라인으로 특별기도도 한다. 기도할 때 우리는 [역대하 7:13-14]를 특별히 생각하면서 회개를 많이 한다. 오늘의 코로나 사태가 우리가 교회답지 못하고, 성도가 성도답지 못해서 하나님의 징계로 발생한 것은 아닌가 성찰한다.

우리 교회가 책임을 다하지 못해 신천지 같은 이단이 생겨 이렇게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게 된 것은 아닌가 생각하며 회개한다. 그런 점에서 우리 기독교인들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그뿐 아니라 지금까지 한국의 기독교회는 삼일운동을 비롯해서 민족의 고난에 항상 앞장서 동참하기도 하였다. 역사적으로 민족의 등불과 같았던 한국교회가 오늘날 사회의 근심거리가 된 것에 대하여 심히 죄송한 마음을 금할 수 없고, 지금의 아픔을 대오각성(大悟覺醒)의 계기로 삼고자 한다고 말하고 싶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국무위원 워크샵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뉴스핌 이형석 기자

2. 정부는 교회에 대하여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렇다면 국가공직자들은 교회에 대하여 어떻게 해야 하는지 <3조>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국가공직자들은 말씀을 전하고 성례를 시행하는 일이나 천국열쇠의 권세를 취해서는 안 된다. 또한, 신앙의 문제에 대하여 조금도 간섭해서는 안 된다. 그렇지만 양육하는 아버지처럼 주님의 교회를 보호하는 것이 그들의 의무다... 모든 종교적이고 교회적인 집회들이 방해나 소동 없이 열릴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는 것이 위정자들의 의무다.”

지금까지 코로나 감염과 확산을 막기 위해 노력하는 정부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바이러스검사와 확진자들을 위하여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들을 생각하면 정말 눈물겹다. 그런데 신앙고백서의 가르침에 의하면 정부는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킬 뿐 아니라, 주님의 교회를 보호할 책임이 있다. 대한민국이 기독교국가는 아니지만, 이 점은 대한민국헌법에도 분명히 명시되어 있다. 특히 교회가 예배와 기도회 같은 집회를 안전하게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조치할 책임이 있다. 그런 점에 있어서 이번에 정부가 교회에 대하여 취하는 태도는 심히 유감스럽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교회가 다른 단체보다 특혜를 받아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교회는 다른 국민들을 위하여 특혜를 사양해야 할 것이다. 단지 교회를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3조>에서는 그 점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다. “모든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 국가위정자들의 의무다. 그들은 종교와 불신앙을 구실로 어느 누구에게도 그 어떤 모욕, 폭력, 욕설이나 상처를 줌으로써 고통을 당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 정부가 교회에 대하여 취하는 태도는 그렇지 못한 것 같아서 무슨 불순한 의도나 음모가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까지 하게 되는 것이다.

1) 코로나 사태의 일차적인 책임은 정부에 있다

불가항력적이긴 했겠지만 따지고 보면 코로나 사태의 일차적인 책임은 정부에 있다. 국민의 출입국 문제는 ‘외교부’에서 담당한다. 국민의 안전문제는 ‘보건복지부’와 ‘행정안전부’의 책임이다. 어떤 경로를 통해서였는지 모르지만 중국 우한에서 우리나라에 유입되었다. 그렇게 정부가 일차적인 대응을 잘하지 못한 결과로 코로나가 번지게 되어 교회들이 주일예배와 기도회를 하기 어렵게 되었다. 그렇다면 그렇게 된 것에 대하여 정부는 교회를 향하여 먼저 “미안하다” 해야 했다. 그리고 협조를 구했어야 한다. 그런데 마치 교회가 코로나 확산의 원흉인 것 마냥, 교회가 마치 기생충인 것 마냥, 교회당에 모이지 못하도록 심하게 압력을 넣고 있는 것은 심히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신천지는 분명히 기독교 이단이고 사회적으로 문제도 많지만, 따지고 보면 그들도 우리 국민이다. 대한민국의 자식들이다. 자식이 잘못되면 보통 부모는 자신을 책한다. 자식에게 미안하게 생각한다. 대부분의 목회자들은 교인이 어려움을 겪게 되었을 때는 혹시 내가 잘못해서 우리 성도님이 저런 어려움을 당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 그렇다면 정부도 당연히 그런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그런데 신천지에게 모든 책임을 떠미는 모습을 보이고, 신천지를 빌미로 정통 기독교회를 정죄 시 한 것에 대하여 유감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2) 혹시 우리 정부에 무슨 죄가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닌가?

더구나 얼마 전 국회에서는 ‘종교집회자제촉구 결의안’까지 가결하였다. 우리 기독교는 하나님의 절대주권을 믿는다. 그래서 우리는 왜 대한민국에 이런 코로나 사태가 발생했는지 하나님 앞에서 조용히 성찰해 본다. 혹시 우리 국가에 무슨 죄가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닌가? 조용히 돌아본다. 그러다 보니 혹시 국민들을 위하여 봉사해야 할 국회의원들이 사리사욕(私利私慾)과 당리당략(黨利黨略)에 빠져있어서 그런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들 앞에서 자신들의 죄를 참회하는 ‘고백서’를 먼저 채택해야 할 국회의원들이, 교회를 향하여 그런 ‘결의안’을 가결했다는 것이 심히 유감스러운 것이다.

3) 인권 운운하며 낙태 퀴어축제 허용한 정부의 죄 때문은 아닌가?

그리고 경기도지사는 교회를 향하여 “행정명령” 운운했다. 누구는 “대통령이 긴급명령권을 발동해서, 예배강제금지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는 세상에 일어나는 일들을 다 해석하기가 어렵다. 그렇지만 세상 모든 일의 배후에 하나님의 손길이 있다는 것을 믿기 때문에 이런 생각을 조심스럽게 한다. 혹시 우리 정부와 경기도가, 인권을 운운하며 낙태를 허용하고, 동성애자들을 위해 퀴어축제 같은 것도 허용하고, 독소조항이 들어 있는 인권조례까지 만들고 하는 것 때문에 하나님께서 죄를 깨닫고 돌이키도록 코로나바이러스로 치시는 것은 아닐까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정부가 교회에 대하여 무슨 조치를 운운하기 전에, 먼저 자신들이 국민들 앞에 잘못한 죄가 없는지 돌아보고 회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든다.

우리는 살아 계신 하나님께서 모든 역사를 주관하신다는 것을 믿는다. 그런데 인간은 누구라도 높고 깊으신 하나님의 뜻을 다 헤아릴 수 없다. 왜 이런 시련이 우리 민족 앞에 닥쳤는지 그 이유를 정확히 모른다.  그러므로 지금 이런 때에 교회의 지도자와 국가공직자 모두, 각각 자신들을 돌아보며 하나님과 국민들 앞에 우리가 잘못한 것이 없는가 성찰하고 하나님 앞에 엎드릴 때 우리 하나님께서 [역대하 7:13-14]의 약속대로 이 땅을 고쳐주실 것이라 믿는다. 교회와 정부는 모두 국민들을 섬기라고 하나님께서 세우신 기관이다. 그러므로 교회와 정부는 각각 본래의 목적을 따라 서로 잘 협력해서 국민들을 복되게 하도록 해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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