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6·25 전쟁 70주년 기념 코닷 기획기사(1)

올해는 6·25전쟁 발발 70주년을 맞이하는 해이다. 국가보훈처에서는 6·25전쟁 70주년 기념사업은 ‘평화와 번영의 새 시대 개막’이라는 슬로건 아래 ‘기억의 장(場), 화합의 장(長), 약속의 장(場)’을 열어가자고 하면서, 전쟁을 겪지 않은 세대들이 많아지는 상황 속에서 전쟁의 아픔과 상처를 딛고 새 시대를 향한 발전적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화합의 장’에서는 우리 시대의 아픔과 북한, 미군 등 역사 속 화해와 치유가 필요한 모두라고 그 대상을 정리하기도 했다(1). 이에 일부 언론에서는 국방부가 6·25전쟁 70주년 기념사업 행사를 북한과 공동 진행하고자 한다는 보도를 내기도 했다.

청년 이승만

이에 부랴부랴 국방부에서는 민간 용역을 준 연구 결과이며, 하나의 안에 불과하다고 진화에 나서는 해프닝도 있었다. 하지만 이 연구 자체가 현 정부의 정책 방향의 연장선에서 진행되다 보니 남북 대립을 종식시키고 양국의 군사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목표로 지향하고, 기존의 안보 중심적 시각을 넘어 평화적 수단에 의한 안보체제 구축을 추구한다고 되어 있다(2). 이런 정부 정책의 방향 속에서 과연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전쟁’과 ‘평화’를 어떻게 이해를 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피할 수 없는 고민, 즉, 대한민국이라는 특수하고도 구체적인 역사적 상황 속에서 현대사를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여야 하는지가 2020년 새해를 시작한 우리에게 당면한 과제이다. 우리가 70년 전에 일어난 6·25전쟁을 이해하고 오늘날의 아젠다(agenda)로 삼을 때, 우리나라의 초대 대통령이었던 이승만 대통령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이승만 대통령은 광복 이후 6·25전쟁의 시기를 겪었던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이번 기획기사에는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그동안의 평가를 다시 점검해 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특히 오늘날의 시각과 가치관에서 과거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그 시대적 상황 속에서 들어가서 이승만 대통령의 행적을 추적함으로 과연 그의 행적이 어떠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번 기사에서는 서론과 문제 제기 격으로 현대인들이 생각하는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시각을 소개한다.

현대인들이 생각하는 이승만 대통령

2015년 한국갤럽에서 조사한 역대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통해 현대인들이 이승만 대통령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위의 통계를 보면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잘못했다고 평가하는 사람들이 31%, 잘했다고 평가하는 사람들이 27%로 나타난다. 동일한 시기에 “역대 대통령 중에서 우리나라를 가장 잘 이끈 대통령은 누구입니까?”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2003명의 응답자 중에 3%만 이승만 대통령을 지목했을 뿐이다.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높은 이유는 ‘민족의 분열을 초래한 반민주적 친일 독재자’라는 생각이 대표적이다. 어쨌든 해방 이후에 남과 북을 하나로 하여 단독정부를 세워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남한만 단독정부를 세워 분열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또한, 반민특위라고 불리는 반민족행위자조사 특별위원회의 활동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승만 대통령은 거기에 개입하여 자신과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은 처벌을 받지 않도록 한 것이다. 그리고 가장 대표적인 일은 3·15 부정선거를 통해 장기집권을 도모했다는 것이다. 경찰력을 동원하여 국회를 유린하였고, 사사오입이라는 편법을 통해 3선 개헌을 강행하기도 했다. 이런 역사적 사실들이 이승만 대통령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게 만든 이유이다. 그 외에도 6·25전쟁 때 일어났던 일들도 한몫했다. 전쟁이 나서 북한이 서울을 향해 밀려들어 올 때, 본인은 이미 서울을 떠나 도피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에게는 괜찮다고 말한 사건이 대표적이다. 또한, 한강 인도교 폭파 사건으로 잘 알려진 일도 이승만 대통령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데 일조했다. 이런 역사적 사건들로 인하여 이승만 대통령이 자유 대한민국을 세운 초대 대통령임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과오(過誤)만 있는 대통령인가?

그렇다면 이승만 대통령은 과오만 있는 대통령에 불과한 것인가? 우리나라는 현대사에 들어오면서 불행한 대통령을 모시고 시작된 나라인가? 라는 질문을 던질 수가 있다.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오늘날의 윤리적 시각과 가치관으로 바라본다면 잘못한 일이 더 많은 것처럼 보이긴 하지만, 그 당시의 시대적 상황 가운데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들도 있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기도 하다. 오히려 늘 부정적으로 평가되어만 왔던 이승만 대통령에 대하여 재평가를 하고자 하는 분위기도 늘어나는 추세다. 앞으로 연속되는 기사를 통해 이승만 대통령의 공(功)과 과(過)를 중립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며, 잘한 것은 잘한 것으로, 잘못한 것은 잘못한 것으로 소개함을 통하여 비판 일색인 현재의 시각에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고, 그 관점을 디딤돌 삼아 오늘날의 시대의 ‘평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한다. (계속)

미주

(1) 국방부, '6.25전쟁 70주년 국방사업 기본구상 연구 최종보고', 72.

(2) 국방부, '6.25전쟁 70주년 국방사업 기본구상 연구 최종보고',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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