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사유화로 가는 길이 아니길...

얼마 전 일산 벧엘교회(담임목사 박광석)는 모 일간 신문을 통해 교단(예장 고신) 탈퇴를 선언했다고 한다. 이미 수년 전부터 벧엘교회는 교단을 탈퇴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그동안 탈퇴 명분을 찾아왔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결국 특별한 명분 없는 탈퇴로 보여 안타까운 마음이다.

일반적으로 교단 탈퇴는 교리문제로 교단총회와 마찰을 빚었거나 혹은 범죄와 관련된 일로 교단총회로부터 부당한 치리를 받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벧엘교회는 이런 일들과는 관계없는 탈퇴 선언이어서 과연 무엇 때문에 무엇을 위한 탈퇴인지 의아한 생각마저 들게 한다. 우리가 듣기로는 3년 전에 노회 조정을 하면서 소속문제로 마찰이 있었던 것 외에는 특별한 사안이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이런 사소한 행정적인 문제로 교단을 탈퇴하는 것은 아닐 것으로 생각한다. 노회 조정문제라면 여기에 이의를 제기했던 교회가 어디 한둘이었던가.

주위에 있는 목회자나 관계자들은 벧엘교회의 탈퇴는 일종의 감정적인 결정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사실 벧엘교회는 고신교단 내에서는 가장 큰 교회지만 이상하게도 교단적으로 보면 소외당한 점도 없지 않다. 그 교회 담임목사는 교회 사이즈에 비해 교단 내에서 크게 유명하지도 못하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다. 교회가 위치한 일산이라는 지역의 특수성, 담임목사의 목회 스타일이 일반 목회자들과는 달라서 다른 목회자들과 교제가 별로 없었다는 것, 그리고 벧엘교회는 대형교회이지만 총회나 산하기관에 기여한 바가 별로 없다는 점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한편 그 교회의 입장에서 보면, 교단이 자신들의 교회에 끼친 영적인 영향력이나 실제로 기여한 것이 무엇이 있느냐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상회가 상회비나 받아가고 간섭이나 할 뿐이지 교회에 무슨 유익을 주는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또 대형교회로서 모든 면에서 충분히 자립 자존 할 수 있으므로 독립하면 아무런 간섭 없이 자유로울 뿐 아니라 재정적으로도 유익하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만약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것은 일종의 교만일 수 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위에 있는 권위자의 감독을 받아야 하는 부족한 존재들이다. 그리고 교회가 다른 지역교회들과 교제 없이도 충분히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교단을 탈퇴한다면 이는 “하나 되라”고 하신 주님의 말씀을 거역하는 범죄가 될 것이다.

그리고 교회는 특별한 카리스마를 가진 어떤 지도자의 당대에서 끝나는 공동체가 아니다. 지역교회는 보편교회에 속한 하나의 교회일 뿐이다. 어떤 특정한 때에 특정한 지도자 아래서 시작되고 끝나는 공동체가 아니라는 말이다. 그러므로 교회의 사유화 경향은 교회 주인이신 그리스도의 주권에 도전하는 심각한 반역행위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의 대형교회들 중에 담임목사가 절대권을 행사하고 나아가 그 권위와 영광을 세습하는 목사들이 얼마나 많아졌는가? 우리는 벧엘교회가 이런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지는 않지만 이런 일에는 누구나 장담할 수 없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고 권고하는 바이다.

한 세대는 가고 또 한 세대는 오지만 교회는 한 몸이며 또한 영원하다. 우리는 벧엘교회가 탈퇴 선언을 취소하고 교단으로 다시 복귀할 날이 속히 이르기를 바라고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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