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김윤하

빛의 그림자, 십자가 / 김윤하(참빛교회 원로목사)

 

돌로미티의 새벽, 물안개의 신비로움이 내 가슴으로 스며들고

바람의 흐름이 작은 새의 울음소리를 슬프게 만들었습니다.

안개와 바람과 새의 소리가 햇살이 임하자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길도 분간하지 못한 채로 걸어가며 흥분했던 짧은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 들판 가운데 서 있는 나의 존재를 발견했습니다.

내 앞에는 이정표가 서 있었는데, 십자가의 형체로 드러났습니다.

빛이 임하면서 빛 자체의 그림자로 십자가가 나타나는 것 같았습니다.

내가 지난날 그토록 찾았던 인생의 길을 돌아보게 했습니다.

언젠가 그 십자가 앞에 서서 나는 물었습니다.

“주님 어디 계셨습니까? 얼마나 주님을 찾아다녔는지 아세요?”

주님은 “영겁의 세월 동안 네 곁에 서 있었단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십자가는 언제나 내 곁에 있었는데 내가 보지 못했을 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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