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교과서 81권 조사, 성 정체성 형성 혼란 가중

이재욱 목사(Bright teens 청소년 전문 연구소 소장)

최근 들어 초·중·고등학교 자녀를 둔 학부모들 사이에서 학교 교과서 성교육 문제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학교 교과서 내용에 대해 문제 제기하며 공론화시킨 단체는 ‘생명인권학부모연합’(허은정 대표)이다.

허은정 대표는 학생인권조례의 문제들을 검토하다가 학생들 교과서에도 문제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여 교과서를 직접 들여야 보기 시작했다고 한다. 허 대표는 다른 학부모들과 함께 기술⸳가정/윤리/도덕/보건 5개 과목의 교과서를 출판사 별로 81권 구입하여 살펴보았는데, 그 안에는 성적자기결정권, 피임, 성적지향, 성별정체성, 젠더, 섹슈얼리티 등의 내용이 들어가 있었으며 성 해방을 가르치는 교과서와 같았다고 말했다. 반면 근래 들어 국내 청소년 에이즈 감염률이 수직상승하고 있는데, 그 주원인인 동성애에 대해 침묵하는 것으로 나타나 학교 성교육의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그렇다면 실제로 교과서에는 어떤 내용들이 있으며 무엇이 문제인가?

문제 ⓵ 젠더와 섹슈얼리티 교육

교과서 81권을 분석한 생명인권학부모연합에서는 학생들이 배우는 교과서 내용 안에 ‘젠더’와 ‘섹슈얼리티’를 포함시켜 가르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그렇다면 학생들이 교과서에서 배우는 ‘젠더’와 ‘섹슈얼리티’는 무엇일까? 교과서에 실린 내용을 직접 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중학교 <보건> 교과서(2009년) 동화사 p.76-77/자료제공: 생명인권학부모연합
중학교 <보건> 교과서(2015년) 천재교과서 p.65/자료제공: 생명인권학부모연합

 

중학교<도덕> 교과서(2009년) 금성출판사 p.103/자료제공: 생명인권학부모연합

 위 교과서를 포함 총 64개의 교과서에선 생물학적 성(sex)뿐만 아니라 젠더(gender)라는 사회적⸳문화적 성을 가르치고 있다. 그리고 이것에 더해 태도, 감성, 가치관 등 포괄적인 것을 끌어안는 개념인 섹슈얼리티도 함께 가르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였다.

현재 30~40대 부모세대들이 학교 다닐 때만 해도, 성교육 시간에 ‘젠더’라는 단어는 들어보지 못했을 것이다. 부모세대들은 생물학적 성(sex)인 남성과 여성에 대해서만 배웠다. 추가로 남녀가 생물학적으로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어떻게 아이를 갖는지 정도의 지식을 배웠다. 하지만 현재 학생들은 학교에서 생물학적인 성(sex) 이외에도 사회적⸳문화적 성(gender)이란 개념을 배운다. 사회적⸳문화적 성이란 사회적⸳문화적으로 영향을 받아 후천적으로 인식한 성을 말한다. 이해하기 쉽게 동성애자가 그 예라고 할 수 있다.

생물학적으로 남성이면서 자신의 성 정체성을 여성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남자 동성애 행위자(게이)들은 생물학적으로 모두 남성이다) 이들은 자신이 남성인 줄 알고 살아왔으나 사회적이고 문화적인 영향을 통해 자신이 가지고 있던 본연의 성 정체성이 여성임을 깨닫고 자신을 여성으로 인지하고 받아들이겠다는 것이다.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생물학적으로 여성이면서 자신을 여성이 아닌 남성으로 인지하고 남성의 성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가는 여성이 레즈비언이다. 이렇게 후천적인 성도 있다는 것이 바로 ‘젠더’교육이다.

이전까지는 이러한 현상을 ‘성 정체성의 혼란’이라고 불렀다. 교육은 이렇게 성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학생들이 올바른 성 정체성(이성애)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교육은 접근이 다르다. 자신의 생물학적 성이 아닌 다른 성을 취한다고 해도 혼란의 상태가 아닌 정상의 한 범위로 간주하고 인정하며 차별하지 말 것을 교육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교육은 학생 중에 성 정체성 혼란을 겪는 학생들의 혼란을 가중 시킬 뿐이다. 또한, 젠더라는 개념에 동의하지 않는 학생들에게도 사회적⸳문화적인 것임 가르치고 있다. 학생들은 이러한 젠더 교육을 통해 젠더는 받아들이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다름의 문제임을, 이것을 받아들이지 않고 동의하지 않을 경우 차별의 문제가 될 수 있음을 학습받게 된다.

중고등학생들에게 성교육 강의하는 이재욱 소장

그렇다면 예상되는 교회 안의 문제는 무엇이 있을까?

교회 안에서 교육부서를 담당하는 교역자가 성경이 말하는 창조질서와 성, 동성애의 문제 등을 거론할 때 진리를 받아들이는 데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모두가 다 그렇게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학교에서의 선행 학습된 ‘성’이 진리를 받아들이는 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된다. 더 나아가 학생 관점에서 볼 때 교회가 사회적 약자인 성소수자들을 폄하하고 혐오하고 차별하고 이해하지 못하는 집단으로 비칠 수도 있다. 학생이 동성애 관련 말씀을 접할 경우, 진리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단 기존에 선행 학습된 지식을 토대로 생각하는 오류에 빠질 수도 있다. 성경이 기록된 당시에는 시대적 배경에 따라 죄로 간주하였으나 지금의 사회나 문화는 그렇지 않으니 죄가 아니라는 식으로 말이다. 또 학교와 교회에서 다르게 가르치는 내용을 두고 고민하며 표류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문제 ⓶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

생명인권학부모 연합이 지적한 두 번째 문제는, 교과서에서 성적지향과 성 정체성을 교육한다는 내용이다.

고등학교 <생활과 윤리> 교과서(2009년) 교학사 p.81/자료제공: 생명인권학부모연합
고등학교 <생활과 윤리> 교과서(2009년) 미래엔 p.73/자료제공: 생명인권학부모연합

 

중학교 <도덕> 교과서(2015년) 교학사 p.147/자료제공: 생명인권학부모연합

 위 교과서를 포함 총 18권의 교과서에서 성적지향과 성 정체성을 교육하고 있으며 성적지향만 언급하는 교과서는 총 9권이다. 성적지향이란 자신이 특정 성별에게 성적으로, 감정적으로 끌리는 방향성을 말한다. 4가지 정도로 크게 구분이 되는데 이성애자, 동성애자, 양성애자, 무성애자가 있다. 성 정체성은 자신의 성에 대해서 느끼는 자의식을 말한다.

성적지향은 그렇다 쳐도 성 정체성은 왜 문제 삼는 것일까? 말 그대로 생물학적으로 남자는 남자, 여자는 여자라고 가르친다면 별다른 문제가 없다. 그런 전제라면 배워도 무방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젠더, 섹슈얼리티, 성적지향, 성 정체성을 가르치며 성 정체성을 생물학적 성에 기반을 두는 것이 아닌 사회적 문화적 흐름에 따라 유동적인 것이 될 수 있으며 선택할 수도 있음을 열어두고 교육을 하기 때문에 문제인 것이다. 사실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은 이해가 안 될 수도 있다. 남자로 태어났으면 남자고, 여자로 태어났으면 여자인데, 유동적이며 선택할 수 있다는 말이 무슨 말인가! 하고 말이다.

이제 위 교과서 내용을 살펴보자. 청소년들의 커밍아웃이나 아웃팅에 두려움이 있다고 기술하고 있다. 그것은 사실이다. 실제로 커밍아웃이나 아웃팅을 했을 때 통계적으로 또래 친구들에게 따돌림이나 폭행을 당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작은 사회인 또래 친구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다. 이렇게 성 정체성에 혼란을 겪는 친구들이 있다면 당연히 또래 친구들과 학교가 나서서 도와주어야 한다. 도와주되 동성애 성향을 가진 그대로 성 정체성을 확립하도록 돕는 것이 아니라 이성애적 성향으로 올바른 성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도록 여러 방면으로 도와야 한다. 그러나 차별받지 않고 성적지향을 인정받아야 한다는 길만 열어놓았을 뿐 어떻게 이성애자로 바른 성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게 도울지에 대해선 침묵한다. 사실 교육정책에서는 이 부분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다루겠지만, 청소년기의 커밍아웃과 아웃팅은 당사자뿐 아니라 또래 친구들에게 큰 파장을 일으킨다. 그 파장의 물결이 이성애 성향을 가진 친구들조차 동성애 성향에 대한 큰 관심을 불러일으킬 만큼이다.

고등학교 미래엔 교과서에서는 동성결혼 허용 문제를 놓고 탐구하는 지문이 있다. 사실 이런 내용을 교과서에 포함 시키지 않았다면 입시 공부에 정신없는 학생들은 동성혼에 대해 고민해 보지 않았고 넘어갔을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내용을 기술할 뿐 아니라 동성혼에 관한 기술 내용을 보면 긍정적이며 세계적인 추세임을 말하고자 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 뒤 마지막에 짧게 반대하는 입장도 기술에 놓았다. 교학사의 도덕 교과서에서는 성적 소수자에 대해 긍정적인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는 반면 반대쪽 입장도 있다고 기술하는데 분량에 차이가 크게 난다. 그 내용의 결론은 모두 존중해야 한다고 마치고 있다.

학생들은 이러한 시대적 풍조의 급물살 한가운데 있다. 청소년기는 어느 세대보다 문화에 민감한 시기이다. 미디어와 언론매체를 통해 동성애 띄워주기를 하고 있으며 교과서도 이와같이 가르치고 있으니 우려스럽다.

젠더, 섹슈얼리티, 성적지향, 성 정체성, 성 소수자, 동성애, 동성혼 등, 교과서를 읽는 학생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간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필자가 걱정하는 것은 청소년들이 자아 정체감을 확립하는 이 시기에 이러한 내용들이 영향을 줄 것이라는 사실이다. 교육의 결과는 당장 나타나지는 않을 수 있으나 청년기가 되고 성인이 되었을 때 나타날 것이다. 이대로 가면 교회 안에 친 동성애 쪽에 손을 들어주는 학생들이 많아지는 것은 시간문제라 본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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