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구영신 / 천헌옥

아이들은 내일을 희망이라고 노래하고

어른들은 내일을 소망이라 노래한다.

아해들은 한 살 더 먹는 기쁨을 말하고

노년들은 한 살 더 먹는 슬픔을 논한다.

소년들은 나이 먹는 것을 쌓는 것으로 계산하고

노인들은 나이 먹는 것을 잃는 것으로 이해한다.

그때, 새해를 기다리고 기다리더니

이제, 새해가 두려워지고 두려워진다.

보내는 아쉬움보다 맞는 기쁨으로 밤을 새고

맞는 기쁨보다 보내는 아쉬움으로 밤을 샌다.

휴지같이 한 해를 예사롭게 사용했다.

그러나 이제......

한 날도 금쪽같이 늘여 살아도 모자란다.

귀하게 주신 날들을 속이며 악하게 살았다면

선한 날들에 반역질을 한 것이다.

돌이킬 수 없는 날들을 무익하게 산 것처럼

기회(시간)를 주신 이를 우롱하는 것은 없다.

진정 내 인생에 보물이 있는가?

남을 온전히 기쁘게 하며 생명을 나누며 산 날이 있는가?

오늘을 향해 창고에 보물을 쌓을 수 있는 자만이

송구영신의 희망과 소망을 노래할 자격이 있는 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