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창대 목사(한밭교회 담임)

한때 성탄절이 다가오면 기독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인사했습니다. 이제 교회 밖에서는 이런 인사가 어색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화려한 성탄절 장식, 곳곳에서 심심찮게 들리는 캐롤송, 주고받는 카드나 선물, 들뜬 분위기 등 성탄절 문화가 점점 퇴색되고 있습니다.

왜 그렇게 되었을까요? 성탄절의 주인공이신 예수님은 좋은데 예수님을 믿는다고 하는 그리스도인들과 그들의 모임인 교회가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요? 문화와 삶은 긴밀하게 엉켜있습니다. 그리스도인들과 교회의 삶이 세인들에게 호감이나 감동을 줄 때 성탄절 문화도 새롭게 활기를 띠게 될 것입니다.

요즘 베트남 축구대표팀의 박항서 감독의 인기가 베트남은 물론 우리나라에까지 대단합니다. 베트남의 축구대표팀이 지난 15일 밤에 아세안 축구연맹이 주최한 스즈키컵 경기에서 우승했는데 그로써 16경기 연속 무패를 기록했습니다. 경기가 끝난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박 감독에게 선수들이 난입하여 물을 뿌리고 환호했는데 물세례를 받은 박 감독이 선수들의 볼을 쓰다듬고 안아주는 모습이 화면에 클로즈업되었습니다. 선수들이 박 감독을 얼마나 사랑하고 존경하는지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박 감독의 리더십이 한층 더 부각되었습니다.

한국축구가 2002년 월드컵 신화를 이룰 때 박 감독이 히딩크 감독을 조력했을 때 선수들은 박 코치를 형님처럼 여겼다고 하는데, 베트남 선수들은 박 감독을 “짜”(아버지)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그래서 박 감독의 리더십을 파파 리더십이라고 부릅니다. 선수들을 믿고 배려하고 격려하는 참 좋은 아버지였다는 것입니다. 경기가 끝난 후 선수들의 발 마사지를 손수 해주고, 비행기를 타고 해외로 나갈 때 자기의 비즈니스석을 부상 선수에게 양보하면서 “부상당한 너를 편한 자리에 앉혔어야 했는데 깜빡했다. 미안하다.”고 했다는 일화는 우리의 마음을 훈훈하게 합니다. 체력관리와 훈련에는 아주 엄격했지만 자주 농담도 하고 장난도 치면서 30년 이상의 차이가 나는 어린 선수들과 어울려 한 가족이 되었다고 합니다.

박항서 감독의 부인이 교회의 권사이며 본인도 그리스도인이라고 하는데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를 닮은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누구든지 예수님을 닮은 사람을 보면 감동할 수밖에 없습니다. 박항서 감독의 파파 리더십이 부상하는 이유는 예수님의 리더십을 닮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가르침과 삶이 일치하셨습니다.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셨습니다. 실패한 제자들을 찾아가 다시 일어서게 하셨습니다. 우리를 살리려 십자가의 희생을 마다하지 않으셨습니다. 끝까지 우리를 섬기셨습니다. 성탄절의 주인공이신 예수님을 본받는 성도와 교회라야 세상을 새롭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럴 때 성탄절 문화도 새롭게 회복되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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