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하 목사, 선교사 파송 만큼 선교사 캐어도 중요하다

 

김윤하 목사(참빛교회 담임, KPM 전 이사장)

참빛교회를 개척하지 24년이 되었습니다. 2008년에 저희 교회가 선교 공동체를 선포한 이래로 매년 6월이면 선교 컨퍼런스를 개최하는데 올해로 11번째를 보냈습니다. 저희 교회가 개척 초기부터 선교는 시작했지만, 선교를 교회의 존재 목적 중에 하나로 받아드리면서 목회의 핵심으로 자리 잡은 것은 11년 정도의 짧은 역사일 뿐입니다. 매년 개최하는 선교 컨퍼런스를 통해서 선교의 인프라를 형성해 가면서 성도들은 선교가 교회의 선택사항이 아니라 필수사항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주 파송 선교사 4가정에다가 후원선교사 54가정 그리고 선교 단체 16곳을 후원하고 있습니다. 참빛 선교회라는 이사회가 조직되어 독립적으로 선교를 하고 있으며 본부장을 두어서 모든 선교를 총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선교 담당 교역자가 있어서 선교에 대한 비전과 전략적인 방향을 연구하고 선교만 전담하도록 했습니다. 지금 제가 글을 쓰는 목적이 저희 교회 선교를 보고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그동안 나는 선교에 대한 많은 일을 경험하면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중요한 것을 알았습니다.

미얀마 현지 유치원 교사들과 함께

개척한 연수로 보거나 선교를 시작한 해수로 보면 그래도 많은 선교를 했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KPM 이사장을 거치면서 제가 깨달은 것은 선교사를 많이 훈련시켜서 파송하여 선교의 영역을 넓혀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 생각에는 선교사님들의 실제적인 캐어도 매우 중요한 일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KPM 안에 맴버캐어원을 신설하여 보다 충실하게 선교사님들을 캐어하는 일을 전문적으로 하도록 한 것입니다. 앞으로 맴버캐어원이 더 발전하는 모습이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그런데 KPM 맴버캐어원에서 하는 사역이 너무 광범위하고 재정적인 한계가 있으므로 개 교회에서 이 문제에 대해서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동참해야만 합니다. 파송한 선교사들에게 너무 무리한 사역 보고나 열매를 강요하지 말고 그들이 육체적으로 지치지 않고 영적으로 침체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지나친 사역에 관한 결과를 요구하다 보면 지금 모든 에너지를 다 쏟아버리게 되고 오래지 않아서 몸도 마음도 지쳐 버립니다. 선교는 당장 열매를 얻으려는 것보다는 지금 씨를 뿌리고 나중에 거두는 원리가 적용되어야 합니다.

김인 선교사 가족

이번에 나는 김인 선교사님이 사역하는 미얀마 양곤을 방문하고 돌아왔습니다. 방문 목적은 두 가지였는데 하나는 새 교회당을 건축하여서 필요한 비품이 무엇인지를 알아서 교회가 도우려는 것이었고 더 중요한 목적은 김인 선교사님 가족이 미얀마에 파송된 지 5년이 되었는데 가족이 미얀마 여행을 제대로 못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가기 전에 김 선교사님에게 2박 3일의 일정으로 해오 가는 비행기와 인레호수에 있는 가장 좋은 숙소를 예약하라고 했습니다. 물론 부인과 두 아이도 함께 하도록 했습니다.

처음에는 의아해하다가 내가 분명하게 메시지를 전달하니까 그때부터 온 가정이 들뜬 기분으로 기다린다고 했습니다. 처음으로 인레호수에 가족이 간다는 것이 실감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 일이 미얀마 선교사님들과 한인교회에 알려지면서 핫이슈가 되었다고 합니다. 담임목사가 선교사 가족을 데리고 여행을 간다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물론 경비는 꽤 들었지만 도와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넉넉하게 섬길 수가 있었습니다.

인레호수 숙소 전경

김 선교사님 가족과 2박 3일을 함께 하는 동안에 나는 사역 이야기로 스트레스를 주지 않았고 가족들이 모처럼 편안하게 쉼과 휴식을 가질 수 있도록 해 주었습니다. 7번의 식사를 호텔식으로 하면서 아이들이 먹고 싶은 것을 사주었습니다. 마지막 돌아올 때 아이들이 “목사님 언제 다시 오실 거예요?“ 라고 물었는데 대답은 하지 못하고 아이들의 눈망울만 바라보았습니다…. 아마 그 이야기는 “목사님 또 기다려도 되죠? ”라는 질문 같았습니다. 마음으로는 ‘꼭 다시 올게!’라고 대답했습니다.

이 짧은 시간을 통해서 나는 선교사님이 활기를 되찾는 것을 보았고 가족들의 기쁨을 보았습니다. 지난번 아프리카 선교대회 때에도 천준혁 선교사님 가족을 함께 여행하도록 했었는데 선교대회 준비 관계로 다음으로 미루었습니다. 다음에 꼭 가족 여행하자고 약속하고 왔습니다. 목사가 선교지에 가서 많은 말을 하고 보고를 받거나 쫓아다니기보다는 선교사 가족과 함께 여행하면서 마음을 열어가고 그들의 몸과 마음을 추슬러 주는 것이 가장 좋은 돌봄 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미얀마에 세워진 유치원 전경

선교의 중심에는 항상 사람이 있습니다. 우리는 대체로 선교의 중심을 사역이나 성과에 두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선교의 대상인 선교지 사람들에게만 집중하다가 가장 중요한 ‘선교사’라는 또 다른 중요한 사람을 소홀히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선교는 선교사라는 사람이 가장 중요합니다. 선교사가 살아야 선교가 가능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선교사가 지치거나 쇠약해지면 선교 자체가 심각한 위기에 빠져 버립니다. 오늘 교회의 선교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선교사입니다. 기도나 모든 후원도 중요하지만, 선교사가 영적으로 건강하게 사역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제 아내가 선교지에서 여러 번 간증음악회를 했는데, 마치고 나면 우울증에 시달리는 선교사님들이 너무 많았다는 사실입니다. 우리가 생각해야 하는 것은 이방인의 땅, 그것도 문화와 종교가 다르고 전통이 다르고 음식도 다른 곳에서 생활한다는 그 자체가 스트레스라는 사실입니다. 그들을 좀 더 이해하고 따뜻한 사랑으로 캐어해 주어야 합니다. 우리의 목회가 사람인 것처럼 선교도 사람입니다. 이제 한국교회는 “선교의 핵심은 선교사다.”라는 선교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가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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