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채 목사, 명성교회 세습반대 1인 시위 벌이며

명성교회 불법 목회지 대물림을 반대하는 1인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5일 수도권 일대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총회장 최기학) 회관(종로구 연지동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앞에서 정주채 목사(향상교회 은퇴)와 몇몇 성도들이 1인 시위를 벌였다.

12월 5일 시위에 참가한 교인들과 함께

1인 시위, 벌서는 마음으로 나왔습니다

정 목사에게 1인 시위에 대한 소감을 물었다. 정 목사는 벌서는 마음으로 나왔다고 했다. '대물림은커녕 65세에 조기 은퇴하고 원로목사 자리도 거부한 분이 왜 벌을 서야 하십니까?' 라고 물었다.

정 목사는 목사들의 잘못이기 때문에 목사로서 벌을 서는 마음으로 나왔다고 했다. “명성교회 목회지 대물림 사건은 한국교회 뿐 아니라 일반사회인이 보기에도 잘못된 것이다. 세습은 교회 세속화의 가장 뚜렷한 물증이라고 생각한다. 알려지지 않은 교회들의 세습이 더 많다. 세습은 안했지만 지도자로서의 책임과 세습을 막지 못한 책임, 그리고 한국교회의 세속화에 대한 책임은 모든 목사들에게 있다.”

명성교회 불법세습 반대 1인 시위하는 정주채 목사

교회의 주인이 그리스도시니 절망하지 마세요

명성교회 불법세습반대 1인 시위에 평신도들이 많이 참석하고 있었다. 평신도들이 목사 때문에 시위하는 것에 대해 물었다. “교인들이 나서서 목사의 세습을 비판하고 있다는 것이 너무 부끄럽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하다. 그래도 교회를 떠나지 않고 저렇게 걱정하며 시위하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교회를 아예 떠나 버리는 사람들도 있는데, 절망 가운데서도 움직이는 모습이 귀하다. 목사들의 교회가 아니기에 절망 할 필요가 없다. 교회의 주인이 사람이라면 희망이 없다." 

교회 떠나지 않고 행동하는 평신도, 교회에 대한 희망 아직 남아 있다는 증거

"그러나 교회의 주인이 그리스도시니 절망하지 말고, 언젠가는 새롭게 하시고 회복하실 것을 믿고 기대하며 행동해야 한다.” 정 목사는 침묵도 귀하지만 행동해야 할 때가 있다며, 평신도들이 교회를 걱정하며 행동하는 것은 큰 틀에서 보면 교회에 대한 희망이 아직 남아 있는 것이기에 긍정적인 일이라고 전했다. 또한 목회자들은 교회의 주인이신 주님 앞에 엎드려야 한다고 했다. “목회자들의 잘못에 의해서 많은 사람들이 교회를 떠나버리는 것이 가슴 아프다. 주님 말씀대로 자기도 안 들어가고 남도 못 들어가게 하는 행동을 목사들이 해서는 안 된다. 교회 안에 있는 사람들을 더욱 악하게 만들고, 세상 사람들은 들어오지 못하게 만들고, 선한 사람들을 떠나게 만드는 죄가 얼마나 큰지 깨닫고 회개해야 한다.”

정주채 목사가 1인 시위 방명록에 벌 서기 위해서 왔다며 교회의 세속화를 막지 못한 죄를 회개한다고 적고 있다.

‘돈’이냐 ‘말씀의 가치’냐의 싸움

정 목사는 이번 반대 시위의 결과 통합측 총회가 결단을 내리게 되면 이번 사건은 오히려 개혁의 불씨가 되어 번져 나아갈 것이라고 했다. “교단 입장에서 보면 초대형 교회가 교단을 떠나는 것은 큰 손실이다. 그러나 결국 ‘돈’이냐 ‘말씀의 가치’냐의 싸움이다. 만약 통합측 교단이 명성 세습을 받아들인다면 말씀의 가치가 아니라 돈에 굴복하는 것이다.”

또한 정 목사는 “만약 그런 교회를 받아주는 다른 교단이 있다면, 그것은 죄의 방조 정도가 아니라, 죄를 적극적으로 돕고 부추기는 큰 죄를 짓는 것이다. 주님보다 사람의 숫자와 돈을 우선시 하여 주님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짓이다.”라고 했다. 1인 시위하는 동안 그는 침묵하며 마치 벌서는 학생처럼 영하의 날씨에 자리를 지켰다.

1인 시위에 참가한 청년은 교회 안에서 예수님 뵙기를 원한다고 적었다.

어린 여자가 감히 교회를 향해 소리내는 이유

정 목사 앞 시간에 시위에 참여한 동네 작은 교회 출석한다는 어떤 성도를 만났다. 서울대 대학원에서 교육학을 전공하고 있다고 밝힌 여자 청년은 “목사님들의 대물림 자체를 문제 삼기 위해서 나온 것이 아니라며, ‘왜 세습 하려하는가?’가의 문제”라고 했다. “작은 시골교회에서 평생 목회하다 아들이 목사가 되고 그 어려운 교회에 자연스럽게 아들이 목사로 섬기게 된다면 하나님은 오케이라고 말씀하실 것이다. 그러나 명성교회 문제는 다르다. 명성교회는 돈과 명예 그리고 권력 때문에 세습하는 것이다. 성도들이 동의하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주님을 의지하지 않고 목사 개인에게 의존하는 잘못된 신앙이 목사님들을 우상으로 만들고 그렇게 된 목사님들은 성도들을 또 그렇게 만다. 거듭되는 악순환 이라고 생각한다.”

세습반대시위를 어떻게 접하게 되었냐고 물었다. 그녀는 명성교회 다니는 가까운 친구들에게 들어서 알았다고 했다. “이전부터 대형교회가 갖고 있는 문제점을 주의해서 보고 있다. 1인 시위 한다고 바뀌지 않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린 여자로서 교회를 향해 목소리를 냄으로 모든 사람들이 세습사태를 주목하며 문제 삼고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나왔다.”

그녀는 교회 안에 예수님 안 계신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고 했다. “예수님은 언제나 계시는데, 돈을 너무 좋아하고 명예를 좋아하는 교회, 공동체 보다는 기업화 된 교회 안에서 예수님이 보이지 않을 때가 많다. 그런 교회에 있는 청년들은 자신이 소통과 교제의 인격이 아니라 관리의 대상이 되었다는 것을 금방 알아챈다. 상처받고 나온 친구들 너무 많다. 예수 믿고 너무 좋아서 교회 갔는데 교회 안에서 약자는 소외되고, 직분이 권력이 되고, 죄 짖고 상처 받은 영혼들은 갈 때가 없다.”그 자매는 웃으며 “목사님들이 정말 잘 하셔야 되요!”라는 말을 남겼다.

편집장 김대진 목사(우)는 시위를 마친 정주채 목사(좌)와 인터뷰를 했다.

명성교회 김하나 목사 위임 명백한 세습방지법 위반

한편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산하 7개 신학대학교 교수 124명이 명성교회 목회지 대물림에 대한 총회 재판국의 공명정대한 판결을 촉구하는 서한을 지난 7일 총회 사무총장 변창배 목사에게 전달했다.

통합측 신학교 교수들은 "우리 총회의 세습방지법은 2013년 제98회 총회에서 통과되었고 2014년 제99회 총회에서 헌법에 명문화된 현행법으로써 세습을 판단하는 가장 권위 있는 법적 근거이다"라며,"비록 명성교회 측이 세습방지법에 위헌 소지가 있다고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있으나 지난 11월 14일 총회 임원회는 그러한 해석을 받아들이지 않고 세습방지법의 유효함을 재확인한 바 있다. 그러므로 서울동남노회의 청빙안 결의(2017년 10월 24일 제74회 정기노회)와 그 결의에 근거한 명성교회의 김하나 목사 위임은 명백하게 세습방지법을 위반한 사건이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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