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한주 목사 /푸른숲교회

믿는 사람들이 한 번씩 내뱉는 말이 있습니다. “주님은 내가 편안하게 사는 꼴을 못 봐주시는 것 같아. 기독교인이 아니라면 사는 게 좀 더 편하고 단순했을 텐데 말이야.” 자신의 잔잔한 쉬운 일을 어렵게 만드는 분이 주님인 것 같다고 농담처럼 이야기를 합니다.

분명히 하나님은 어려움을 통해서도 우리를 가르치십니다. 하지만 성경에 많은 인물들도 하나님께 시험만 받지는 않았습다. 이러한 신앙에 몰입해 있는 사람들은 주님을 따르는 삶에 대해 무섭고 두렵고 괴로운 감정을 내비칩니다.

하지만 과연 우리가 예수를 만나기 전에 잘 살고 있었는지 스스로 묻게 됩니다. 아무런 문제없이 주신 생명의 기쁨을 온전히 누리면서 유쾌하고 산뜻한 삶을 살고 있었는지 말입니다.

예수께서 제자 베드로를 처음 부르실 때를 떠올려보면, 베드로는 밤새도록 애를 썼지만 아무것도 얻지 못한 자신의 삶을 고백합니다.(눅 5:1~11)

어쩌면 우리의 인생도 이렇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실제로 베드로에게 어부로 살아가는 삶이 그리 만만치는 않았을 겁니다.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는 삶, 내가 땀 흘린 대로 얻을 수 없는 부조리한 세상 속에서 밤새 애쓰고 수고해도 소득이 없고, 혹여 소득이 있어도 마음이 공허하며 손에 잡히는 것 없이 불안한 삶. 예수는 그런 삶을 살아가고 있는 시몬 베드로에게 찾아오셔서 자신의 하나님 나라 운동에 함께 하자고 초대하십니다.

베드로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삶으로 안내를 받습니다. 그러니 자기의 그물을 버리는 것이 어렵지만은 않습니다. 아니 오히려 베드로는 기다렸다는 듯이 주님을 따릅니다. 잘 살고 있는 사람에게 심술을 부리고자 삶의 변화를 촉구하는 것이 예수의 부르심일 수 없습니다. 

사실 마음 속 깊은 곳에서부터 허망하고 남은 게 없는 인생, 애쓰고 수고했지만 방향을 잃고 혼돈스러운 삶, 겹겹이 보험을 들어놓고 의존해도 여전히 불안한 삶에게 건네는 새로운 삶의 소망이고 전혀 다른 삶의 방식을 선물하고 싶으신 것이 예수님의 부르심입니다. 

밤이 새도록 그물을 던지고 또 던져도 아무것도 잡지 못하는 인생, 세상이 가르쳐주는 삶의 방식에 지쳐 무너진 가슴을 안고 살아가는 우리들을 안타까워하시는 주님이 하나님 나라의 방식으로 살자고 우리를 초대하십니다. 그 초대에 응답하여 전혀 다른 삶을 살고자 그물을 버리고 따라나서는 우리가 제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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