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가 몰려오기 전에 대책을 세우자

안병만 목사(열방교회, 코닷 운영위원장)

이솝 우화에 의하면, 양치기 소년의 "늑대가 나타났다!"라는 거짓말로 인해 마을의 모든 양들이 늑대에 의해 죽임을 당한다. 오늘날 한반도의 상황을 보며 드는 생각이다. 안보 문제를 이야기 하면 '또 그 이야기냐'고 양치기 소년의 말에 귀를 막았던 사람들처럼 반응하는 사람들이 있다. 국내 정세가 좀 위태할 때마다 안보를 빌미로 국민 정서를 조작했던 과거 정권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삼대 세습 정권 유지를 위해서 김정은은 핵실험을 하며 소형 핵탄두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고, 핵탄두를 실은 미사일을 확보하기 위해 시험발사를 감행하고 있다. 최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성공적인 발사로 인해 일본과 미국은 바짝 긴장하면서 김정은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한 수순에 돌입했다는 소식이다.

작금에는 한국을 배제한 김정은 정권 타도설이 들린다. 8월 혹은 9월 초에 선제타격을 통해서 핵개발을 저지하고 미사일 공격을 사전에 막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들으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정말 남한을 무시하고, 즉 한미 동맹의 굳건한 틀을 깨고 단독으로 북한을 공격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대부분 반신반의하거나 늑대소년의 말처럼 그냥 한쪽 귀로 듣고 한쪽 귀로 흘려보내고 있는 형편이다.

전쟁설이 하나의 기우로 끝나면 얼마나 좋겠나마는 만에 하나라도 늑대소년의 마지막 외침처럼 올 여름이 다 가기 전에 전쟁이 일어난다면 우리는 어떻게 될 것인가? 지금까지 쌓아 온 모든 공든 탑이 하루아침에 무너지고 물거품이 되고 말 것이다. 양치기 소년이 몇 번의 거짓말을 했을 때 그냥 넘기지 말고 대책을 세웠더라면 그처럼 큰 피해를 키우지 않았을 것이다.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에 아무 대책 없이 있다가 큰 피해를 입은 동네 사람들의 모습이 우리 가운데 보인다. 그러한 거짓말을 할 때 사실인 것처럼 알고 달려 나올 수밖에 없었던 그 절박한 상황을 바르게 인식하고 대책을 세워야 했음에도 그렇게 하지 못한 결과, 결국 손해는 양을 소년에게 맡겼던 동네 사람들의 몫으로 돌아갔다. 북한의 불바다 엄포와 이에 맛서는 예방전쟁, 선제타격이라는 말에 손 놓고 있다가 실제 그런 늑대가 나타났을 때 우리는 고스란히 모든 피해의 당사자가 되고 말 것이다.

무수단 미사일의 시험 발사 사진(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 공개)

우리교단의 복음병원 문제도 마찬가지이다. 필자가 20년 전 유학을 마치고 왔을 때, 김해복음병원의 부실로 인해 복음 병원 바로세우기 운동이 불붙었다. 뜻있는 여러 사람들의 외침을 통해서 결국 경연진단을 하고 처리해야할 것을 결정했지만 그 결정을 무시하고 실천하지 않음으로 십년이 채 지나지 않아서 부산 복음병원과 김해 복음병원이 속한 고려학원이 부도가 나면서 경영권이 관선이사회에 넘어가 엄청난 재정적인 손실과 더불어 교단의 이미지가 추락했었다.

진실 된 이야기를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로 치부하며 듣지 아니함으로 엄청난 손실을 가져 왔다.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처럼 괜찮다고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계속 듣고 있다가 실제 늑대가 오고 말았다. 그에 대한 책임은 아무도 지지 않았다. 고신교회는 엄청난 재정적 피해만 고스란히 걸머지게 되었다.

정부는 주위 강대국들과 긴밀한 소통과 협조를 통해서 전쟁의 소문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 고신총회는 고려학원 문제, 특히 복음병원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 하고 다루어서 총회 공동체가 피해를 입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불바다와 예방전쟁이라는 말을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로만 치부해서는 안 된다. 늑대가 몰려오지 못하게 하는 구체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나 고신교회나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에 대책 없이 손 놓고 있다가 당하는 일이 없도록 지혜를 구하며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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