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욱 목사(하나교회 담임)

지난 금요일(6월9일)은 내게 개인적으로 특별한 날이었습니다. 하나교회 위임목사가 된지 꼭 10년이 되는 날이었기 때문입니다. 2002년 12월 1일 하나교회를 시작하였지만, 위임식은 4년 6개월 만인 2007년 6월 9일에 하였습니다. 교회헌법에 의하면 목사의 칭호는 위임목사, 전임목사, 부목사, 전도목사, 기관목사, 선교사 등이 있습니다. 그중에 위임목사는 조직교회의 청빙을 받고 노회허락으로 교회를 위임받은 담임목사를 말합니다. 그러니까 나는 10년 전에 충청노회로부터 하나교회를 목회하도록 위임받은 것입니다.

돌아보니 지난 10년이 꿈같이 지났습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했는데, 지난 10년간 하나교회와 내가 얼마나 많이 변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너무나 행복한 시간들이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참 감사합니다. 여러 가지로 부족한 자를 사랑으로 이해하며 10년을 함께 해준 우리 교우들도 정말 고맙습니다.

10년 전 그날에 내가 서약한 내용을 다시 한 번 읽어 보았습니다. “이 직분을 받는 것은 진실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교회를 유익하게 하고자함이니 이를 본심으로 작정합니까?”는 질문이 있었습니다. 내가 하나교회를 위임받은 것은 나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것이고, 교회를 유익하게 하기 위해서라는 것입니다.

지난 10년간 내가 얼마나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하나교회를 유익하게 했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저 늘 그렇게 되기를 기도했을 뿐입니다. 오히려 지난 10년 간 내가 하나교회를 통해 너무나도 많은 사랑과 은혜를 누렸습니다. 정말 행복한 10년을 보냈습니다. 때로 내가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황송하고 감사할 뿐입니다.

2007년 6월 9일 하나교회 오병욱 목사 위임식을 마치고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내가 목사안수를 받았던 때를 더듬어 보았습니다. 1984년 4월 3일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목사안수를 미루고 싶었습니다. 전도사에서 강도사가 되고 목사가 되는 과정을, 마치 직장에서 승진하고 출세하는 것처럼 바라보는 교인들의 시선이 불만스러워서였습니다. 당시에 나는 전도사는 자기가 조금 죽는 사역자고, 강도사는 반쯤 죽는 사역자라면, 목사는 자아가 완전히 죽어야 하는 사역자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33년이 지난 지금까지 나는 완전히 죽지 못하였습니다. 때로 자아가 불쑥불쑥 살아납니다. 오히려 강도사, 전도사 시절보다 때가 더 묻은 것 아닌가싶기도 합니다. 내가 목사이기 때문에 손해 보거나 희생한 것이 별로 생각나지 않습니다. 도리어 너무 많은 것을 받은 것만 같습니다. 오늘 나는 다시 10년 전에 하나교회 목사 위임식에서 서약한 것을, 33년 전 목사안수 받았을 때를 기억하면서 처음 마음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습니다. 남은 목회여정을 그때 그 마음으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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