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년 전 교황으로 부터의 개혁, 오늘날 교권주의로 부터의 개혁 절실

“500년 전 종교개혁이 교황으로 부터의 개혁이었다면 오늘날 한국교회의 개혁은 교권주의로 부터의 개혁이다. 오늘날 교회의 대적은 교권주의이다.” 2017 미포 제2차 준비모임 세미나의 결론이라고 할 수 있다.

세종본향교회당에서 모인 2017 미포 준비모임을 위한 작은세미나 참석자들

천국가치를 무시하는 교권주의가 문제

종교개혁 500주년이 되는 올해, 미래교회포럼(대표 박은조 목사)은 종교개혁의 프락시스라는 주제로 2017 미래교회포럼을 준비하고 있다. 1월 31일에 있었던 1차 준비모임에 이어 지난 3월 13일 제2차 준비모임 겸 작은 세미나가 세종본향교회(담임 안경갑 목사)당에서 열렸다. 이번 세미나는 고신교회라는 콘텍스트에서 구체적인 개혁의 과제를 찾아보자는 취지로 기획되었다.

박은조 목사의 기도로 시작한 작은 세미나의 첫 번째 강사로 나선 황창기 고신대 전 총장은 “미래교회포럼과 코람데오닷컴과 같은 귀한 기관들이 한국교회를 위한 개혁운동을 이끌어 주셔서 감사하다.”며 강의를 시작했다. 황창기 박사는 얼마 전에 심장수술을 5시간 한 후, 하나님의 은혜로 다시 살려 주셔서 이 자리에 서게 되어서 감사하다고 했다. 그는 오늘 발표하는 내용은 강사 섭외를 받고 작성한 글이 아니라 이런 자리가 올 줄 알고 기도하며 미리 준비해 두었던 글인데, 하나님께서 기회를 주셔서 발표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모임을 위해 기도하는 미포 대표 박은조 목사

황 전 총장은 2003년 교육부 관선이사 파송을 회고하며 “복음병원 때문에 더 이상 우리 교단이 부패할 수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우리 교단의 신앙이 말씀 중심에서 병원과 재물 위주로 어느덧 변질 되어 버렸다고 밝혔다.

황 전 총장은 고신교단에 재물중심의 부정부패가 자리잡게 된 주된 원인을 교권주의라고 지적했다. 그는 “교권주의의 특징은 교회를 위한다면서 천국가치는 무시하고 자신들(교권주의자들)에 의하여(by), 자신들을 위해서(for), 자신들의 야욕(of)”으로 불법과 편법을 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말씀대로 살면 죽는다고?

예를 들어 강의동 신축공사비가 104억 원이었는데, “건축업자가 10억 쯤 주거든 받아 챙기고, 그중 몇 억을 요긴하게 (교단을 위해서) 쓰는 총장”이 못되니, 총장으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야단치는 사람들이 교단의 어른이라는 가면을 쓴 교권주의자들이라고 했다. 이런 교권주의자들은 복음병원의 문제에 대해서 “곱사 병 고치려다 사람죽인다!”는 논리로 오래 묵은 부패가 있어도 손을 델 수 없다고 주장한다. 황 총장은 고신교회의 정신은 말씀중심의 삶이라며, “말씀대로 살면 죽을 것 같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살아 난다.”고 했다.

발제하는 황창기 전 총장

계파주의처럼 보이나 사실은 교권주의였다

황 총장은 2003년 교육부 관선이사 사태의 원인은 계파주의가 아니라 교권주의라고 했다. 계파로 대립하는 양상이었지만, 그 뿌리는 천국가치보다 자신들의 교권을 중시하는 교권주의라는 것이다. 소위 돼지파 부곡파, 보수파 개혁파 등의 계파와 상관없이 교권을 위해서 달려가는 것이다. 그는 우리 교단의 갈등의 역사를 교권을 잡기 위한 쟁투로 설명했다.

개혁파 수장이 교권주의의 핵심이...?

두 번째 강사로 나선 이성구 목사는 교권주의의 예를 들면서, 개혁파라고 하는 사람이 이사가 되고 나서 제일 먼저 한 일은 자기 돈을 복음병원에 들고가서 높은 이자를 받을 목적으로 ‘내 돈을 써 달라!’고 한 일이었다고 했다. 이성구 목사는 소위 개혁파 수장이라던 사람이 교권주의의 핵심이 되는 것을 보았다며, 황 총장의 견해에 동의했다.

이성구 목사는 고신교회의 구체적인 개혁과제를 논하며, “한국교회 가운데 분열이 가장 심한 교파가 장로교회이다.”라고 했다. 고신이라는 이름으로 등록된 교파만 6개 정도 된다고 한다. 그는 감리교, 성결교, 침례교 등의 교단 분열이 심하지 않은 예를 들면서 왜 유독 장로교의 분열이 심한지 연구해 보아야 한다고 했다. 장로교회 정치제도가 정말 가장 성경적인 제도인지? 장로교회가 로마교회보다 난 점은 무엇인가? 등의 근본적인 질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교회연합을 위해서 고신교회는 무엇을 하고 있나?

우리 주님은 그토록 하나 되는 것을 강조하셨는데 장로교회, 특히 고신교회는 교회의 연합에 대해서 왜 입도 열지 않는가? 27회 총회에 사도신경을 고백하는 교회와 연합할 수 있다는 내용을 결정해 놓고도 교회연합을 위한 어떤 노력도 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 목사는 신대원 커리큘럼에도 교회연합에 대한 과목은 여전히 없고, 교회연합에 대한 안건은 총회에 상정되지도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성구 목사는 "고신교단은 대형교단은 되지 못하여도 얼마든지 신학적 윤리적으로 중심교단은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보수교단 연합회를 통합하는 일을 위해서 고신교회가 한교총에서 적극적인 자세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대학과 복음병원 그리고 신학대학원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할 필요를 언급하며, 대학을 신학대학원과 연계선상에서 생각하고 병원을 그야말로 대학의 연구병원으로 이끌어 갈 수 없는지 역발상으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발제하는 이성구 목사

총회장을 총회의장으로 바꾸자!

총회의 개혁과제로는 총회장 명칭을 총회의장으로 바꾸기, 사무총장은 총무로 바꾸는 것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전했다. 합동측은 아직도 총무로 부르는데 이름만 격상시켜서 오만해 질 필요가 없으며, 합신측은 총회장이 아니라 총회의장이라는 명칭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총회, 노회, 시찰회, 당회의 관행이 성경적으로 타당한가? 고민하고 연구하며 개선해 나아갈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이번 세미나를 통해서 우리의 구체적인 개혁의 대상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었다. 그것은 말씀을 떠나 재물과 권력을 추구하는 교권주의이다. 교권주의로 부터의 개혁이 바로 종교개혁500주년을 맞으며 고민해 보아야 할 우리의 구체적 개혁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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