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교회 당회, 새노래명성교회(김하나 목사)와 합병 결의

교회개혁실천연대(이하 개혁연대), 기독교윤리실천운동, 바른교회아카데미 등 기독단체들이 결성한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이하 세반연)에 의하면, 최근 명성교회에서 김하나 목사에게 담임목사직을 승계하려는 움직임이 구체적으로 거론되고 있다고 한다. 세반연은 2013년부터 명성교회 부자세습 의혹에 대해 주목해왔으며, 특히 김삼환 목사의 아들 김하나 목사가 담임목사인 새노래명성교회 개척 역시 편법 세습의 일환이라고 지적해 왔다.

명성교회당 전경 (코닷자료실)

이런 상황 속에서 명성교회는 3월 11일 오전 7시 임시당회장 유경종 목사(이천명성교회)의 사회로 당회를 열어 명성교회(김삼환 원로목사)와 새노래명성교회(김하나 목사)의 합병을 결의했다고 한다. 이번 당회에 참석한 당회원 70여 명 중 반대 12명, 기권 5명 찬성 53명으로 합병이 결의 되었다고 전해진다.

김동춘 교수(국제신대)에 의하면, 세습 문제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기 시작하자 ‘직계세습’이나 ‘사위세습’과 같은 통상적인 세습이 관철되기는 어렵다는 판단아래 교단이 재정한 법적 기준을 피해 가면서도 여론의 지탄을 무마하는 교묘한 방식의 변칙세습이 등장했다고 한다. 변칙 세습의 종류로는 아들이나 사위를 지교회를 설립하여 담임으로 세우는 <지교회 세습>, 비슷한 규모의 교회 목회자끼리 아들 목사의 목회지를 교환하는 <교차세습>, 한양제일교회(기감), 은혜교회(기감) 등에서 시도한 경우와 같이 여러 교회가 서로 교차적으로 이루어가는 <다자간세습>, 아버지 목사가 자신과 가까운 목사에게 교회를 형식적으로 이양한 다음, 이를 다시 아들에게 물려주는 <쿠션세습>, <징검다리세습>, <분리세습>, <통합세습>, <동서간세습>, 등이 있다고한다. 그는 만약 명성교회가 새노래명성교회와의 합병을 통해 김하나 목사에게 교회를 물려줄 경우 ‘지교회 세습’이라는 변칙 세습이 된다고 지적했다(관련기사참조).

개혁연대는 명성교회 측에 다음과 같은 공개 질의서를 보내고 명성교회가 그간 한국교회와 사회에서 감당해온 선한 사명과 역할이 변칙세습으로 인해 훼손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질 의 서

1) 명성교회 담임목사 청빙을 둘러싸고 교계의 이목이 집중되어 온 것이 사실입니다. 이미 수년전부터 김삼환 목사의 아들인 김하나 목사에게 담임목사직을 승계한다는 의혹이 수차례 제기되어 왔습니다. 김하나 목사는 명성교회 시무 당시, 중요한 공식 행사 때마다 김삼환 목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후임자로 거론되어 왔습니다.

2) 그러던 차에, 명성교회가 속한 예장 통합 교단은 98회 총회에서 세습금지법을 채택하면서, 교회 세습을 불법 행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후 김하나 목사는 총회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그 이듬해 3월, 명성교회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경기도 하남에 새노래명성교회를 개척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명성교회 청빙위원회는 김삼환 목사 후임자 선정 절차에 대해 구체적인 행보를 취하지 않아, 합병 등 변칙적인 방법으로 세습을 마무리 하지 않겠나 하는 의혹과 우려는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3) 최근 들어, 명성교회 청빙위원회가 김하나 목사를 후임자로 낙점하고, 청빙 절차에 나서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습니다. 모 언론보도에 따르면, 가까운 시일 내에 공동의회를 열어, 절차를 마무리하겠다며, 세습 의지를 구체적으로 밝혔습니다.

4) 이에 본 단체는 아래와 같이, 귀 교회와 김하나 목사의 입장 표명을 요청드립니다.

① 교회를 아들이나 사위 등 혈족에게 대물림하여 세습하는 것은 교회 공동체와 교회 재산을 사유화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교회의 머리가 그리스도임을 부인하는 행위임을 인식하고 바른 길로 교인들을 이끌어가야 할 책임이 당회와 청빙위원회에 있습니다. 그럼에도 청빙위원회는 김하나 목사를 후임자로 낙점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당회를 열어, 청빙을 강행하려는 것이 사실입니까? 사실이라면, 김하나 목사를 선정한 이유와 근거는 무엇이며, 청빙 절차가 마무리되는 시점은 언제인지, 청빙 기준과 절차를 구체적으로 공개하실 의향이 있는지 답변 요청드립니다.

② 이번 결정에 있어, 김하나 목사의 의지는 그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명성교회는 지금이라도 성경적이고 공정한 원칙에 따라 후임자 선정과정에 돌입해야 합니다. 계속되는 논란을 잠재우고 명성교회와 새노래명성교회 교인들이 가지는 불안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이 같은 혼선을 중단시켜야 합니다. 김하나 목사는 세습하지 않겠다는 소신을 분명하게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가능하시면, 다음 주까지 공식적인 입장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이메일 또는 유선으로 회신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책임 있는 답변과 조치를 기대하겠습니다.

5) 한 교회의 담임목회자를 모시는 일은 교회의 목회적 철학과 선교적 비전을 새롭게 빚어나가기 위한 실천의 첫걸음이자, 전 교인이 한 마음으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경험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귀 교회가 그간 한국교회와 사회에서 감당해온 선한 사명과 역할이 훼손되지 않기를 바라며, 이번 청빙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추진해나감을 통해 신앙의 성숙을 드러낼 수 있게 되길 기원합니다.

교회개혁실천연대

박득훈 박종운 방인성 백종국 윤경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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