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하수상하여
사람이 사람이 아니기도 하고
뜻이 뜻이 아니기도 하네
고맙고 찬란한 이 여름이
무더운 짜증에 묻혀버리는 슬픈 시대에
야만이 인륜처럼 보이기도 하네
오늘처럼 파랗게 빛나는 날에
주여, 한 사람을 세우시니
삼태기로 휙 담을
만큼 널린 축하 말고
깊은 마음으로 축하하소서
목사님 장로님들이 늘 공적으로 말씀하는
남보다 먼저 섬길 복
남보다 먼저 희생할 복
남보다 먼저 죽을 복이
걸어가는 삶에 가득한,
그런 복을 주시어 축하하소서
하늘 아버지가 내려주신 소명을
나의 십자가로 짊어지는 사명으로 걸어
마지막 그곳까지
순명으로 가게 하시는
그런 깊은 축하 한 아름 주소서
사람에게서 받는 덕담들이
하늘의 상을 깎지 말게 하시며
맡은 자리에서 힘
을 다 쏟아낸 뒤
홀로 있는 기도의 자리에서
아름다우신 주님 만나 칭찬 듣
게 하소서
슬픈 야만의 시대에도
큰 강물처럼 이어져 흐르는 구원의 대하(大河) 한가운데
주께서 오늘 세우시는 이 귀한 사람을 있게 하시는
그런 깊은 축하를
주여, 하늘이 내려앉은 이 자리에
태초 이래 처음 찾아온 오늘
넉넉하게 주소서
이 글은 지형은 목사(성락성결교회 담임)가 2016. 7. 24 오후, 어느 교회 직분자 임직식에서 축사로 대신한 시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