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서 돌아온 자리] -지형은
일상을 떠나서 낯선 곳으로 가는
여행은 목적지가 없어도 좋다
아침저녁 하던 일들을 이리저리 맡기고
얼마간 비워둘 삶의 시공간을 한 번 더 둘러보고
돌아와서 부대낄 밀린 것들을 애써 무시하고
말하자면 살짝은 불안이 섞인 그런 설렘을 안고
일상을 떠난 여행은 목적지가 없어도 좋다
다른 곳 다른 시간들을 그렇게 걷다가
돌아오면서 비로소 여행의 목적지를 발견한다
나의 일상,
여기에 살면서 여기를 잃어버려
여기를 다시 찾으려고 떠난 게 여행이지
이렇게 찬란한 보석들이
다른 데 아닌 여기에 있는 것을
예전에는 왜 눈치도 채지 못했을까
아름다운 일상 삶의 고향,
집에 돌아온 것을 환영한다
영원으로 여행하는 그대여
일상과 영원이 하나로 만나는
거기에 돌아온 것을 환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