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음바다가 된 여명학교 졸업식

10일 오전 10시 남산 기슭(서울 중구 소파로 99)에 있는 여명학교(이사장 정주채, 교장 이흥훈)에서 제13회 졸업식이 있었다. 100여명의 재학생 가운데 34명이 졸업했다. 지금은 졸업시즌이라 하루에도 수십 군데의 학교들에서 졸업식을 하지만 여명학교의 졸업식은 특별하였다. 그 분위기는 4-50년 전 초등학교 졸업식 같았다.

여명학교 졸업식 현장

예배로 시작된 졸업식에서 이사장 정주채 목사는 “비전을 품은 사람”이라는 제목으로, 성령을 받으면 예언을 하고 환상을 보며 꿈을 꾼다는 사도행전 2장 17절의 말씀으로 설교했다. 이어진 졸업장 수여는 한 시간 이상의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반별로 진행되었다. 졸업생은 한 사람씩 나와 교장으로부터 졸업장과 꽃다발을 받은 후 마이크 앞에 서서 간단하게 졸업소감을 말한 후에 강단 앞에 줄지어 섰다.

여명학교 졸업식, 각 반별로 졸업장이 수여되고 있다.

이렇게 한 반씩이 끝나면 그 반의 담임선생이 나와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격려의 멘트를 하며 송별사를 했다. 선생님들도 학생들도 대부분 울면서 멘트를 했고 내빈들과 재학생들 중에도 우는 사람들이 많았다. 천신만고를 거쳐 탈북한 청소년들, 남한 사회에 적응하는 일도 어려웠는데 공부까지 하려니 그 고생이 말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기에 이 졸업의 감격을 남한 학생들은 짐작하기도 어려우리라 여겨졌다.

여명학교 재학생들이 졸업생들을 보내며 특송하고 있다.

또 하나 특별한 순서는 시상식이었다. 이사장 상이나 서울특별시의회 의장상 같은 의례적인 상들도 있었지만 일반 학교들의 시상과는 다른 것은 장학금 후원 성격이 컸다는 점이었다. 예를 들어 한샘가구와 같은 기업체나 일가재단상이나 백정기상 같은 복지재단들에서 주는 상들은 대학을 진학하는 학생들에게 주는 장학금이었다. 참고로 이번에 졸업하는 학생 34명 중 대학진학생은 23명, 취업한 학생은 5명, 그리고 진학과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학생은 6명이라 한다.

여명학교 졸업생들과 이사들과 담임 교사들이 함께

여명학교는 2002년경부터 조명숙(현 교감) 등 몇몇 뜻 있는 사람들이 탈북청소년들을 위한 학교설립을 추진하고 있었는데, 이들의 청원을 받아 수도권 교회 대표자 20여명(홍정길, 강경민, 오명도 등)이 모여서 이사회를 구성하고 대안학교로 출발하였다고 한다. 현재 여명학교는 고등학교 학력인가를 받은 학교이며, 정부로부터 통일준비학교로 지정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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