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개오, 그에게로 오신 예수님’은 한국 교회에서 강해설교의 대가로 알려진 정근두 목사의 가장 최근의 설교집(KIATS, 2016)이다. 150페지 남짓의 작은 책이지만, 그 내용은 그렇게 작고 가벼운 것이 아니다. 부흥 사경회 때 한 설교를 책으로 내 놓은 것으로서, 정근두 목사의 전형적인 강해 설교의 진수를 보여주는 책 중에 하나라 여겨진다.

필자도 삭개오 이야기를 유치부 어린이로부터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대상으로 설교를 해봤다. 그런데 이 삭개오 이야기로 저자가 책을 출판했다고 하는 소식을 듣고 호기심을 가지고 책을 기다렸다. 보통 30-40분 설교로 이 이야기를 설교했던 필자로서는, 저자가 어떻게 삭개오의 이야기로 책 한 권을 출판했을지 궁금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설교에 큰 감동을 받았다.

어떤 사람이 ‘신학의 꽃은 조직신학이다.’라고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었다. 하지만 필자는 ‘신학의 꽃은 설교’라고 생각한다. 신학이 교회를 봉사하게 하는 것은 결국 설교를 통해서 가능하다. 필자는 설교를 통해 성경의 세계를 현재의 지평으로 가져와서 문학적 혹은 일상적 표현을 통해 성도들에게 전달하고, 이를 통해 성경이 던져주는 메시지가 현재의 지평 가운데 역사하므로 변화와 개혁과 부흥의 열매를 맺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설교자는 성경의 지평을 이해해야 하며, 신학적 안목을 가져야 하고 동시에 현재의 상황 context를 이해하고 성경의 본문 text을 현재의 상황 context으로 가져올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필자는 정근두 목사의 ‘삭개오, 그에게로 오신 예수님’을 통해 이러한 노력을 충분히 보고 느끼고 음미할 수 있었다. 이 책에서 성경의 세계를 이해할 뿐 아니라 이에 대한 철저한 신학적 이해와 묵상을 볼 수 있었고, 이를 통한 현재의 적용에까지 들어갈 수 있었다.

책 제목 속에서 설교의 성격을 바로 읽을 수 있었다. 예수님을 찾아온 삭개오의 이야기, 하지만 사실은 그를 찾아오셔서 여리고를 지나고 계신 예수님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가진 것이 많고 부족한 것이 없는 자의 영적 결핍과 이 잃어버린 자를 찾아오신 예수님의 사랑과 은혜의 관심 그리고 그에게 주어진 구원과 변화(결단). 이 이야기가 ‘한 사람’, ‘한 만남’, ‘한 결단’, ‘한 선언’이라는 제목으로 일목요연하게 그려지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경험 한 것은, 무엇인가 방대한 이야기를 읽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일관성 있는 주제와 목적이 분명했다. 우리의 삶을 이야기하지만 또한 아주 신학적인 주제를 설득력 있게 다루고 있다. 삭개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이야기를 본다. 그런데 그냥 감동적인 이야기 혹은 도덕적 교훈을 보는 것이 아니라, 아주 중요한 신학적 안목을 통해 본다. 하나님에 대한 분명한 신앙적 표현과 고백 그리고 이에 대한 삭개오 (혹은 우리) 의 분명한 반응과 변화에 대한 도전을 읽을 수 있었다.

‘삭개오, 그에게로 오신 예수님’은 법과 제의를 따라 행하는 종교적 행위가 아닌 오늘 지금 만나고 결단해야 하는 인격적 신앙의 세계로 우리를 인도한다. 지루한 ‘예정과 선택’에 대한 신학적 논쟁이 아닌 부르심에 순종하고 구원의 기쁨을 맛보면서 감사와 찬양의 문맥에서 고백하는 하나의 신앙 고백으로 우리의 신앙을 이끈다. 그리고 기쁨으로 주님을 영접한 자가 가지는 구원의 특징은 기쁨으로 이웃과 나누는 삶으로 나타나는 믿음의 선언과 순종(결단)이 있어야 함을 보여준다. 즉 그리스도 안에서 자유한 자의 삶의 시작과 여정이 어떠한지를 생동감 있게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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